미국 핵잠수함에서 발사되는 트라이던트2 D-5 미사일. 미 국방부는 이 미사일의 핵탄두를 재래식탄두로 바꿔 ‘신속한 선제 타격’ 전략의 핵심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 미 국방부 웹사이트
핵미사일에 재래식 탄두 장착
테러집단·핵보유국 신속 타격
북한도 대상…의회 ‘효과’ 논란
테러집단·핵보유국 신속 타격
북한도 대상…의회 ‘효과’ 논란
미국 국방부가 테러집단이나 핵 보유국가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선제 타격하기 위해, 기존의 핵탄두 대신에 재래식탄두를 장착한 미사일을 잠수함에 설치하는 방안을 강력히 추진 중이라고 14일 미국의 군사전문 웹사이트인 <인사이드디펜스>가 보도했다.
국방부는 이를 위해 오는 16일 상원 군사위에서 제임스 카트라이트 전략사령관이 핵잠수함의 탄두 개량사업을 촉구하기로 하는 등 대의회 로비를 강화하고 있다고 <인사이드디펜스>는 전했다.
개량 배경과 타격대상= 미 국방부는 현재 핵잠수함에 핵탄두를 탑재한 트라이던트 D-5 순항미사일을 배치해놓고 있다. 이 핵탄두를 재래식탄두로 바꾸도록 미사일을 개량하는 게 이번 국방부 계획의 핵심이다. 총 5억300만달러가 드는 이 작업을 위해 국방부는 2007회계연도에 1억2700만달러의 예산을 요청해놓고 있다.
탄두 개량작업은 지난 2월 발표한 ‘4개년 국방정책검토’(QDR) 보고서의 기조를 반영한 것이다. 국방부는 보고서에서 테러집단과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신속한 선제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인사이드디펜스>는 국방부 관리들의 말을 따, “기존의 전략 핵미사일은 광범위한 지역의 무고한 시민들까지 피해를 입힐 수 있지만, 재래식 개량미사일은 발사준비 중인 적의 핵무기나 지하시설에 은신한 테러지도자들을 제한적으로 타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 관리들은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새 개량미사일은 발사 12~24분 안에 6천 마일(9600㎞) 떨어진 목표물을 약 9m 오차의 정확도로 맞출 수 있다”고 말한다. 관리들은 또 “잠수함 발사 미사일은 제3국을 경유하지 않아도 되므로 주권침해 우려를 피할 수 있고, 중국·러시아 등의 잘못된 핵반격을 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방부 고위관리는 개량미사일의 잠재적 목표대상에 대해 “적도 이남이나, 아시아·중동에서 발트해까지 광범위한 지역이 될 수 있다”고만 말했다. 하지만 북한이 여기에 포함돼 있는 건 확실하다. 한 국방전문가는 신속한 개량미사일 대응 사례로 북한의 핵무기 발사를 꼽았다고 이 웹사이트는 덧붙였다.
의회 논란 거셀 듯= 일부 의원과 군사전문가들은 ‘잠수함 탑재 재래식탄두 미사일’의 개량이 기대만큼의 신속성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잠수함의 이동시간과 물 위로 떠오르는 시간을 고려하면, 미 서부지역의 기존 기지에서 미사일을 쏘는 게 더 낫다는 것이다. 국방부 관리들은 이에 대해 “배치지역을 자세히 밝힐 수는 없지만, 잠수함들은 신속한 타격을 위해 쉽게 이동할 수 있는 지역을 순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의원들은 또 비행기를 이용한 목표물 타격이나, 함정에서 토마호크 미사일을 발사하는 기존의 방식을 옹호하고 있다. 국방부는 “그런 방법은 충분히 빠르지 못하다”고 대응하고 있지만, 의회의 논란과 반발을 피할 수 없다고 이 웹사이트는 내다봤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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