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 로비규제법안 ‘속빈 강정’…하원은 입법조차 안해\
톰 딜레이 정계은퇴 밝혀
톰 딜레이 정계은퇴 밝혀
중이 제머리 못깎는 건 미국 의회도 마찬가지다. ‘잭 아브라모프 로비 스캔들’에 연루된 공화당 실력자 톰 딜레이 전 하원 원내대표가 3일 정계 은퇴를 밝혔지만, 불법 로비를 막기 위한 제도개혁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상원은 지난달 로비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을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그러나 이 법안으로 불법·편법 로비가 없어질 것으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20년간 하원의원을 지내다 유력 로비스트로 변신한 로버트 워커는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 인터뷰에서 “로비개혁 법안은 눈속임에 지나지 않는다”며 더 강력한 개혁입법을 촉구했다.
미적미적하는 의원들=지난 1월 공화당계 거물 로비스트 잭 아브라모프가 공모와 사기, 탈세 혐의로 기소되자, 데니스 해스터트 하원의장은 “2월까지 강력한 로비 규제를 담은 입법을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브라모프는 공화당 원내총무를 지낸 톰 딜레이를 비롯해 수많은 의원들에게 정치자금과 식사·골프 등을 제공했다.
그러나 하원은 아직까지 입법을 하지 않고 있다. 공화당의 존 보이너 새 원내대표는 로비스트와의 여행 등을 금지하는 데 적극적이지 않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상원은 지난달 29일 로비규제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알맹이가 빠졌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로비스트로부터 식사·선물 대접을 금지했고, 로비스트가 제공하는 여행은 사전에 신고를 하도록 했다. 그러나 여행이나 비행기편 제공 자체를 완전히 금지하진 않았다.
특히 의원들의 윤리 위반 사안을 다룰 독립적인 윤리조사 기구를 두자는 조항을 빼버렸다. 의원 윤리문제는 계속 의회 윤리위원회에서 다루겠다는 뜻이다. 정치자금 전문가인 제임스 서버 아메리칸대학 교수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더 많은 의원들이 (로비 문제로) 기소가 되어야, 입법내용이 속빈 강정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시민단체들은 “올 11월의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자금이 필요한 의원들이 로비스트 규제에 미온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톰 딜레이 정계은퇴=‘아브라모프 스캔들’에 시달려온 톰 딜레이 전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가 5, 6월께 의원직을 사퇴할 예정이라고 3일 현지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딜레이 의원은 잭 아브라모프와 함께 스코틀랜드로 7만달러짜리 골프여행을 갔다온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그의 전직 보좌관이 지난주에 아브라모프와의 공모 혐의를 인정하고 검찰 수사에 협조하기로 한 게 사퇴 결심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부패 정당’이란 비판에 시달리는 공화당의 짐을 덜어준다는 의미도 있다. 텍사스 출신인 딜레이는 조지 부시 행정부에서 ‘공화당 2인자’로 불릴 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특히 그의 전직 보좌관이 지난주에 아브라모프와의 공모 혐의를 인정하고 검찰 수사에 협조하기로 한 게 사퇴 결심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부패 정당’이란 비판에 시달리는 공화당의 짐을 덜어준다는 의미도 있다. 텍사스 출신인 딜레이는 조지 부시 행정부에서 ‘공화당 2인자’로 불릴 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