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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국 진보 종교계, 다시 뭉쳤다

등록 2006-05-22 19:25

지도자 1200여명 회의…11월 중간선거 영향 촉각
미국에서 교계의 진보파 운동이 다시 부활하고 있다. 최근 강한 보수 성향의 복음주의가 미국 정치와 사회 분위기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상황에서, 교계 진보파의 부활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진보적 성향의 종교 지도자들은 지난 17∼20일 워싱턴주에서 ‘미국과의 영적 약속’이란 제목의 대규모 회의를 열었다. 39개 주에서 1200여명이 참석해, 수십년래 종교계 진보 진영의 최대 행사로 꼽혔다. 회의를 주최한 유대교 랍비 마이클 러너는 지난 16일 강경보수 성향의 <워싱턴타임스> 인터뷰에서 “2000년 대선 이후 종교의 정치 영향력이 커지는 데 대응해 진보주의자들을 움직이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교계 진보파의 활동은 1960년대 베트남전과 시민권 운동 이후 가장 두드러진 것으로 평가된다. 마이클 러너의 말처럼, 2004년 대선에서 기독교 우파들이 정치적 영향력을 성공적으로 발휘한 데 대한 반작용의 성격이 강하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2000년과 2004년 선거에서 보수성향 복음주의자들의 전폭 지원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

2004년 대선 출구조사에선 유권자의 22%가 이라크나 경제보다 도덕적 가치를 최대 이슈로 꼽았다. 보수파 종교단체들이 내세운 낙태와 동성결혼 문제 등이 유권자들에게 먹혀 들었다는 얘기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교계 사회운동은 진보파들이 주도했다. 그러나 1973년 연방대법원의 여성 낙태권 합헌판결 이후 보수파 종교운동이 거세게 일어났다. 이제 진보파들은 종교적 믿음을 빈곤이나 의료보험, 환경 문제 등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을 다시 펴면서 세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보수파의 주장에 공감하지 않는다고 해서 비도덕적이라거나 신앙이 독실하지 않다는 건 아니다”라고 말한다.

<워싱턴포스트>는 20일 “지난 한 해 동안 십여권의 진보적 종교운동을 다룬 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또 종교와 진보정치를 결합시키려는 인터넷 사이트와 조직 결성도 활발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진보파들은 올 11월의 중간선거와 2008년 대선에서 민주당과 결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보수파들이 공화당 정책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며 정치에 깊숙이 개입한 것과는 달리, 진보파들의 정치 참여는 아직 제한적이다. 극심한 정파적 분열이 종교 영역까지 들어오는 걸 우려하는 시각이 많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진보파들은) 중도의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하지만, 진보파의 부활이 (정치·사회적) 분열을 완화하리라고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오히려 다음 대선은 2004년보다 더 극심한 분열 속에서 치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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