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틀러 대표, 한-미 FTA 고강도 압력 시사
‘개성제품 한국산 인정’ 이견 조정 쉽지 않을듯
‘개성제품 한국산 인정’ 이견 조정 쉽지 않을듯
웬디 커틀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미국 쪽 수석대표는 22일(현지시각) 자유무역협정 협상과 관련해 “(미국) 업계의 의견제출이 다른 협상 때에 비해 월등히 많은 100여건에 이른다”고 말해, 미국 업계의 압력이 거셈을 내비쳤다.
커틀러 수석대표는 한미연구소(ICAS) 주최로 워싱턴의 상원 러셀빌딩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이렇게 말한 뒤, 한-미 협상을 어렵게 만들 요인으로 한국의 비관세 무역장벽을 꼽았다. 그는 미국 행정부의 신속무역 협상권 시한이 임박했다고 지적하면서, “한-미 협상이 연말까지 마무리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 토론회에서 익명을 요구한 미국 통상부처의 고위관리는 “한국은 개성공단 상품에도 자유무역협정을 적용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지만, 로버트 포트먼 전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현 백악관 예산국장)는 자유무역협정이 미국과 한국 사이의 협정이란 점을 분명히했다”며 두 나라 이견 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리는 ‘다음주 한국에서 100여명의 시위대가 워싱턴에 온다는데 협상에 어떤 영향이 있으리라 보느냐’는 물음에 “민주주의 사회에선 시민들이 자신들의 걱정을 표출하고 항의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 여론조사를 보면 다수가 자유무역협정을 강하게 지지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한국을 파트너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미국이 한국을 선택한 게 아니며, 어떻게 보면 한국이 미국을 선택했다. 한국이 협정 추진의사를 분명히 밝혔고, 농업부문 개혁에도 노력하면서 민감품목을 협상의제에 올릴 용의를 보이는 등 포괄적인 협상 의지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무역협회와 전미제조업협회는 이날 워싱턴에서 양쪽 업계 대표들이 참석한 원탁회의를 열고,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성공적으로 타결될 수 있도록 서로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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