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의시위 확산…14명 사망
아프가니스탄에서 주민 5명을 숨지게한 미군 트럭의 교통사고가 유혈 반미시위를 확산시키고 있다고 30일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교통사고 직후 수도 카불에선 격렬한 반미 시위가 벌어져, 진압 과정에서 14명이 숨졌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사망자 가운데는 7살 난 어린이도 포함돼 있다.
유혈 시위의 발단이 된 미군 트럭의 교통사고는 29일 러시아워에 발생했다. 29일 아침 미군 차량행렬을 선도하던 트럭이 언덕 내리막길에서 미끄러지면서 12대의 차량을 잇따라 들이박았고 이 과정에서 주민 5명이 숨졌다. 분노한 주민들이 미군 차량 행렬과 현장에 도착한 아프가니스탄 경찰에 돌을 던지면서 총격이 시작됐다. 미군은 “시위대를 해산시키려 공포를 쐈다”고 말했지만 주민들은 “미군이 시위대를 향해 발포했다”고 주장했다.
현지 미군은 “교통사고는 기계 결함 때문이다.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또 아프가니스탄 정부의 사고 조사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주민들은 “미군이 고의적으로 사고를 냈다”는 의혹을 거두지 않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이 신문은 “폭력의 갑작스런 폭발이 교통사고에서 촉발됐을지 모른다”면서도 “그러나 이것은 아프간 사람들이 외국군이나 하미드 카자이 정부에 대한 인내심을 잃고 있다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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