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옹호 3선의원 리버먼 예비선거 패배
‘반부시·반전’ 민주당 지지층서 확산 관심
‘반부시·반전’ 민주당 지지층서 확산 관심
미국 정치권에 “바꿔보자”는 바람이 불어닥치는 것인가.
부통령후보까지 지낸 3선의 민주당 중진 조 리버맨 상원의원(코네티컷)의 경선 탈락에 미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리버맨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8일 열린 민주당 예비선거(경선)에서 도전자인 네드 라몬트에게 패배했다.
리버맨은 조지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정책에 ‘초당적 협력’을 주창해왔던 대표적인 민주당 정치인이다. 그의 탈락은 11월 중간선거에서 더욱 강하게 반부시, 반이라크정책 기치를 요구하는 민주당 내의 밑바닥 민심을 극명하게 표출한 것으로 평가된다. 공화당은 민주당 밑바닥의 이런 기류가 11월 중간선거에선 중간층에까지 확산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폭발한 민주당원들의 분노= 리버맨(64)은 8일 당내 도전자인 백만장자 출신의 네드 라몬트(52)에게 52% 대 48%로 패했다. 현직 상원의원이 당내 경선에서 패배한 건 1980년 이후 4번뿐이다. 리버맨은 패배 직후 무소속으로라도 11월 중간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경선 초기만 해도 주목받지 못했던 도전자 라몬트는 이라크 주둔군 철수를 기치로 내걸었다. 그는 “리버맨이 부시에 맞서지 못한다면 내가 하겠다”고 주장해 민주당 밑바닥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뉴욕타임스>는 “리버맨 탈락은 이라크전이 미국 정치권을 얼마나 흔들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은근히 리버맨을 지지했던 민주당 지도부는 기층당원들의 분노를 확인하고 서둘러 11월 중간선거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더 강하게 반부시, 반이라크전 기치를 내걸 수밖에 없게 됐다.
공화당도 파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결과는 기존 정치권 전체에 대한 반대투표의 성격을 띤다. 어느 정당도 이걸 좋아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 정치권은 부시의 국가안보 기조에 공화당은 물론이고 민주당도 무조건 협력하는 구도였다. 2003년 이라크 침공은 이런 연장선상에서 이뤄졌다. 리버맨 탈락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런 구도가 전반적으로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2008년 대선판도 흔들= 코네티컷 예비선거가 던진 화두는 민주당 대선판도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게 분명하다. 2008년을 노리는 민주당 후보들은 반전, 반부시의 색깔을 당원들에게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
당내 여론조사 1위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지난주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 사임을 촉구한 건 이런 기류를 미리 읽은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분석했다. 리버맨과 친한 힐러리는 2003년 부시의 이라크 침공에 찬성했고 그 뒤에도 앞장서 이라크정책을 비판하지 않았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정치권의 관심은 지금은 정치를 떠난 앨 고어 전 부통령에게 쏠린다. 앨 고어는 부시의 이라크 침공을 일관되게 비판해왔다. <워싱턴포스트>는 “앨 고어만큼 민주당 풀뿌리당원들의 관심을 끌 만한 인사는 없다. 11월 중간선거 이후 (정치를 그만둔) 고어의 마음을 되돌리려는 움직임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전망했다. 박찬수 기자 pcs@hani.co.kr
당내 여론조사 1위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지난주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 사임을 촉구한 건 이런 기류를 미리 읽은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분석했다. 리버맨과 친한 힐러리는 2003년 부시의 이라크 침공에 찬성했고 그 뒤에도 앞장서 이라크정책을 비판하지 않았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정치권의 관심은 지금은 정치를 떠난 앨 고어 전 부통령에게 쏠린다. 앨 고어는 부시의 이라크 침공을 일관되게 비판해왔다. <워싱턴포스트>는 “앨 고어만큼 민주당 풀뿌리당원들의 관심을 끌 만한 인사는 없다. 11월 중간선거 이후 (정치를 그만둔) 고어의 마음을 되돌리려는 움직임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전망했다. 박찬수 기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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