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명문대,부자·권력층 자녀 SAT 300점도 입학허가
하버드대를 비롯한 미국 명문대학들이 거액 기부자나 영향력 있는 동문 자녀들에겐 대학수학능력평가시험(SAT) 점수가 턱없이 낮아도 입학 기회를 주는 특혜를 베풀고 있다고 13일 〈월스트리트저널〉의 교육전문 기자 대니얼 골든이 밝혔다.
골든은 2004년 명문대학들이 거액 기부자나 동문 자녀에게 어떤 입학특혜를 주는지를 다룬 연재 기사로 퓰리처상을 받았다. 그는 내달 〈미국 지배계층은 어떻게 일류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얻는가〉란 책을 펴낼 예정이다.
골든은 시사주간 〈타임〉 인터뷰에서 “만약 부모가 거액 기부를 약속하거나 힘있는 동문이라면 (그 자녀의) SAT 점수는 300점까지 내려가도 입학허가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버드대를 비롯한 명문대학에선 1600점 만점인 SAT 점수가 1400점 이상이어도 탈락하는 학생들이 수두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골든 기자는 “대학 입학은 ‘제로섬 게임’이기 때문에 그 손해는 결국 능력있고 근면한 중산층 자녀들에게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골든은 특혜입학의 대표적 사례로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빌 프리스트의 아들 해리슨이 프린스턴대에 합격한 사실을 들었다. 그는 “프린스턴대 동문인 프리스트는 모교 건물 신축에 250만달러를 기부했다. 프리스트 의원은 (소수민족에게 일정 비율의 대학입학 우선권을 주는) 소수민족 우대정책에 반대했지만 자기 아들은 그런 특혜로 입학을 시켰다”고 비판했다.
박찬수 기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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