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네기재단 연구원 포린폴시 기고
“콘돌리자 라이스는 열정적인 대통령 충성파. 도널드 럼스펠드는 자기 맘대로 일을 추진하는 막무가내. 딕 체니 부통령은 다른 모든 국가안보회의(NSC) 구성원보다도 더 힘이 센 800파운드짜리 고릴라.”
카네기국제평화재단 객원연구원인 데이비드 로스코프는 외교 전문잡지 〈포린폴리시〉 3·4월호에 기고한 ‘세계를 움직이는 위원회(미 국가안보회의)의 내부’라는 글에서 조지 부시 행정부 외교팀의 면면을 한마디로 이렇게 요약했다.
그는 “부시 1기 행정부의 국가안보회의(NSC)가 체니·럼스펠드의 무모하고 독선적인 스타일과 부시의 생각만 대변하는 라이스의 행동으로, 정책조정이란 본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현 국무장관)은 역대 어느 안보보좌관보다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이라고 그는 평했다. 콘디는 부시에게 존경과 애정을 함께 갖고 있는데, 그는 로스코프와의 인터뷰에서 “부시는 내가 함께 일한 어느 대통령보다 전략적인 사람”이라고 극찬했다.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으로부터 ‘가장 건방진 사람’이란 평가를 받을 정도로 자기 방식대로 행동했다. 럼스펠드의 국방부는 준비를 하지 않고 회의에 참석하거나, 토론을 진전시키는 걸 거부하고 막후 채널을 통해 일을 처리하려 했다. 럼스펠드는 “나는 국가안보회의 참모들의 말에 신경쓰지 않는다. 나는 대통령의 명령 계선상에 있는 사람으로서, 내가 옳다고 느끼는 건 뭐든지 하겠다”고 말할 정도다.
딕 체니는 럼스펠드와 짝을 이뤄 부시 1기의 외교정책 방향을 강경하게 밀어부친 주역이다. 그는 정부 전반에 개인 네트워크를 만들어 보고를 받았다. 공화당 인사들은 “아버지 부시 때는 체니(당시 국방장관)가 실용주의자였는데, 아들 부시 때에 와선 어떻게 이데올로그로 변신했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한다.
로스코프는 그러나 “부시 2기에서도 1기의 핵심인사들은 모두 건재하지만, 외교정책이 더욱 네오콘적으로 갈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그는 그 이유로 우선 콘디가 국무장관으로 자리를 옮긴 사실을 들었다. 콘디가 (국제주의적 성향의) 국무부를 변화시키기보다는 국무부가 콘디를 더 많이 변화시키리란 것이다. 또 미국의 이라크 개입범위가 점차 줄어들고 대형 테러가 더는 일어나지 않으면, 미국 외교정책의 ‘군사화’는 많이 누그러질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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