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부국장 “수시로 만나 조언” 밝혀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전은 키신저의 또 다른 베트남전이다.“
기자 초년병 시절 ‘워터게이트사건’ 대특종을 낚은 이후 탐사보도 기자와 저술가로 명성을 날려온 밥 우드워드(63·왼쪽) 〈워싱턴포스트〉 부국장은 28일 〈CBS〉 ‘60분’ 프로그램(10월1일 방영예정)과 회견에서 헨리 키신저(82·오른쪽) 전 국무장관을 이라크전과 관련한 조시 부시 대통령의 ‘가정교사’로 지목했다.
우드워드는 “부시 대통령과 체니 부통령이 수시로 만나 이라크전에 대한 조언을 하고 있다”며 “키신저가 건넨 조언은 한마디로 ‘승리만이 이라크전에서 의미있는 유일한 탈출전략’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베트남전에서 우리의 의지를 상실했다고 믿고 있는 키신저가 베트남전을 다시 벌이고 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다”면서 “부시 대통령은 미국과 이라크가 제대로 가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 예로 부시가 공화당 내 핵심적 인물들과 이라크전을 논의하던 백악관 모임에서 “로라(부시)와 바니(애견)만이 지지하게 되더라도 이라크에서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고 전했다.
국가안보담당 보좌관과 국무장관을 지낸 키신저는 처음에는 베트남에서의 강경노선과 캄보디아 폭격(1969~70)을 지지했다. 그는 나중에는 미군을 철수시키고 북베트남과 정전협정을 맺어 베트남전을 해결한 공로로 1973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공동수상자인 베트남 대표 레둑토는 수상을 거절했다. 키신저는 국무장관을 물러난 뒤 국제적 고문·작가·강연자로 미국의 대외정책에 막강한 영향력을 계속 행사하고 있다.
우드워드는 부시 행정부를 다룬 세번째이자 자신의 열번째 저서 〈부정의 국가〉(State of Denial) 출간을 앞두고 있다.
그는 지난해 릭크게이트와 관련해 취재원으로 딕 체니 부통령 비서실장 루이스 리비를 공개해 구설수에 올랐고, 정부인사들과의 밀착관계로 제대로 된 비판을 하지 못한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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