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년간 저녁뉴스를 진행해온 미 〈시비에스방송〉의 간판 앵커 댄 래더(73)가 9일(현지시각)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가져라’는 격려사를 남기고 앵커생활을 접었다.
래더는 이날 저녁뉴스를 끝내면서 “9·11을 겪은 국가와 지금도 싸우고 있는 병사들, 지진해일을 겪은 피해자들, 억압받는 사람들, 건강문제에 직면한 사람들, 위험을 무릅쓰고 취재일선에서 활동하는 언론인 여러분들에게 용기를 가지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시비에스방송〉은 저녁뉴스가 끝난 뒤 댄 래더의 앵커생활을 회고하는 한시간짜리 특집방송을 방영했다. 경쟁사인 〈에이비시방송〉 앵커 피터 제닝스와 〈엔비시방송〉 앵커 브라이언 윌리엄스도 뉴스 마지막에 댄 래더에게 헌사를 바쳤다. 피터 제닝스는 “래더는 공공이익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언론인의) 기회는 보기 드문 특권이라는 생각에 누구보다 투철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엔비시방송〉 앵커 톰 브로코가 물러난 데 이어 래더도 은퇴함에 따라, 한때 가장 영향력있는 저녁뉴스를 이끌었던 앵커의 시대는 점차 막을 내리게 됐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1981년 월터 크롱카이트의 뒤를 이어 저녁뉴스 앵커로 발탁된 래더는 보수 진영으로부터 끊임없이 ‘진보적 편견을 가진 대표적 언론인’으로 비난받으면서 항상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
그러나 그에 대한 언론계와 일반 시민들의 신뢰 또한 대단했다. 그는 지난해 탐사보도 프로그램 〈60분〉을 통해 아부그라이브 포로학대사건 특종과, 조지 부시 대통령의 텍사스 주방위군 근무의혹에 관한 오보를 동시에 하기도 했다. 래더는 앵커직을 그만둔 뒤에도 〈60분〉 진행은 계속 맡겠다고 밝혔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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