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행정부가 중간선거 패배 이후 대(對) 이라크 정책변화를 시사한 가운데 민주당 상원 중진의원들이 이라크 철군을 요구하고 나서는 등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정책 변화를 압박하고 있다.
워싱턴타임스 인터넷판은 민주당 상원 중진의원들이 상원의 임기가 시작되는 내년 1월 이라크 철군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13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 인터넷판도 민주당 상원 의원들의 말을 인용, 이라크 미군 재배치 문제가 내년 1월 상원의 최우선 논의 사항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 상원 군사위원장으로 유력시되는 민주당의 칼 레빈 의원은 ABC 방송 `디스 위크' 프로그램에 출연, 민주당의 승리는 이라크 전략 변화에 대한 유권자들의 요구를 보여준 것이라면서 올해 안에 이라크 철군이 시작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레빈 의원은 "국민은 극적으로, 압도적으로, 강력하게 이라크 정책노선을 바꾸라고 말했다"면서 "상원의 첫 번째 임무는 이라크 정책의 방향을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4∼6개월 내에 이라크에서 미군 재배치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면서 "우리는 이라크인들에게 제한 없는 약속은 끝났다고 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레빈 의원은 내년 여름까지 이라크 주둔 미군의 철수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내년 1월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상원 외교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는 민주당의 조 바이든 의원도 ABC 방송 `디스 위크' 프로그램에 나와 레빈 의원의 결의안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네바다주)도 CBS 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 프로그램에 출연, 향후 몇 달 안에 미군 재배치를 시작해야 한다면서 이라크 주둔 미군 재배치를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이라크에서 미군을 재배치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러나 "지금 미군을 모두 철수하자는 말은 아니다"며 철수가 단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공화당의 대선 선두주자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애리조나)은 NBC 방송 '밋 더 프레스' 프로그램에서 이라크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이라크 주둔 미군을 더 늘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추가 파병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자신은 미군 전면 철수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 관리들은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주둔 미군의 `철군 시간표'를 못박는 데 반대하고 있지만 이라크전 수행 방식에 관한 제안들을 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조슈아 볼튼 백악관 비서실장은 CBS 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 프로그램에 출연, 부시 대통령이 미군의 철군 시간표를 지지할 것 같냐는 질문에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정책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에 마음을 열고 있다"고 말했다.
yunzhen@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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