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의 독도 분쟁과 관련해 미국은 어느 쪽 편도 들지 않지만 평화적으로 문제가 해결되어야한다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15일 국무부 정례 브리핑에서 애덤 어럴리 부대변인은 ‘독도 문제에 대해 언급할 게 있느냐’는 질문에 “그 문제에 대해 얘기할 게 없다”고 말했다. 국무부의 또다른 관계자도 “그 문제는 한국과 일본 두 나라의 문제이고, 두 나라가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라며 “우리는 한국 주장이 옳다거나 일본 주장이 옳다거나 하는 판단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의 이런 태도는 두 가지 뜻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으로선 북핵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서나 동아시아 안정, 중국의 팽창을 막기 위해서도 한·미·일 3국간 동맹이 매우 긴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 가운데 한쪽 편을 일방적으로 들 수 없다는 현실적 판단을 미국은 하고 있다. 또하나는 독도 분쟁이 무력분쟁으로 발전해선 안된다는 강력한 메시지다.
세계 주요 외신들도 이 문제를 자세히 전하며 신중하게 다뤘다. <에이피통신>은 ‘섬 분쟁이 도쿄와 서울을 갈라놓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황금어장으로 둘러싸인 한-일 두 나라 사이의 작은 화산섬이 외교분쟁을 야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섬 분쟁에 휩싸인 일본과 한국’이라는 기사에서 “독도에 대한 일본의 영유권 주장으로 한-일 관계가 파산지경에 이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주한 미 대사관은 16일 “미국은 한-일 양국이 독도 영유권 문제를 우호적으로 해결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미 대사관 쪽은 또 주한 미 대사관 공사참사관 내정자인 조셉 윤이 지난 11일 버지니아주 애널데일에서 열린 한인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 독도의 일본 영유권 주장을 두둔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조셉 윤은 어느 쪽도 두둔한 바 없으며, 그의 발언은 완전히 잘못 전달됐다”고 해명했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연합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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