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표정
미국 버지니아공과대학(버지니아텍) 총기난사 참사의 용의자가 재미동포 학생인 사실이 알려진 17일 밤,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충격과 당혹감에 빠져들었다.
◇…특히 미국에 유학생 자녀나 친지를 둔 이들은 불안감에 안부를 확인하느라 전화기를 붙들었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텍사스대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이동녕씨의 어머니 류점숙(63)씨는 “소식을 듣고 바로 전화통화를 해 별일 없다는 얘기를 듣고서야 마음이 놓였다”며 “같은 한국 사람이 그렇게 돼서 마음이 불편하고 불안하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아들이 최근 버지니아공과대학에 합격했다는 송아무개(47·여)씨는 “이번주엔 등록을 하려고 했는데 이런 사건이 터져 입학시킬지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언니가 미국 캘리포니아로 이민을 간 윤아무개(34)씨는 “미국이 총기사고가 많은 위험한 곳인 줄은 알았지만 언니가 이민 간 상황에서 발생하니까 더욱 충격적”이라며 “조카들이 어린 나이에 학교를 다녀야 하는데 너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이 우리나라의 국제적 이미지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를 두고는 시각이 엇갈렸다.
미국에 부인과 두 딸이 있는 김대옥 경희대 교수(식품공학)는 “로스앤젤레스 폭동은 흑백 갈등에서 시작됐는데 나중에 한국인 상점을 약탈하는 일이 벌어지면서 마치 한국인과 흑인이 싸우는 모양으로 변질됐다”며 “이번 일로 미국 주류사회가 한국계에 어떤 불이익 조처를 취할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오아무개(31)씨도 “9·11 테러 이후 아랍인들이 겪은 차별이 한국인에게 되풀이될까봐 무섭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 유학을 준비하고 있는 대학원생 최아무개(31)씨는 “한 사람의 잘못 때문에 그가 속한 민족이나 국가 전체를 비난하는 일은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이번 사건의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의 뜻을 잇따라 표시하기도 했다. 포털 다음에서는 이날 밤 1천명이 넘는 네티즌들이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한국사람으로서 대신 사죄합니다’ 등의 애도 서명을 남겼다. ‘dkvmek’라는 네티즌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현재 모든 외신의 헤드라인이 ‘한국인 살인자’입니다. 너무 부끄럽고 화나고 마음아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라고 썼다. 이정훈 유신재 기자, 김외현 김지은 수습기자 ljh9242@hani.co.kr
◇…네티즌들은 이번 사건의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의 뜻을 잇따라 표시하기도 했다. 포털 다음에서는 이날 밤 1천명이 넘는 네티즌들이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한국사람으로서 대신 사죄합니다’ 등의 애도 서명을 남겼다. ‘dkvmek’라는 네티즌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현재 모든 외신의 헤드라인이 ‘한국인 살인자’입니다. 너무 부끄럽고 화나고 마음아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라고 썼다. 이정훈 유신재 기자, 김외현 김지은 수습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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