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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 연방대법, 식물인간 ‘안락사’ 승인

등록 2005-03-25 18:29수정 2005-03-25 18:29

“1~2주 안에 죽음 맞을듯”

미국 연방대법원은 24일, 15년 동안 식물인간으로 지탱해온 테리 시아보(41)의 급식 튜브를 다시 연결시켜 달라는 시아보의 부모 쉰들러 부부의 청원을 기각했다. 또 플로리다 연방법원은 시아보를 주정부가 보호하도록 해달라는 젭 부시 주지사의 청원을 기각했다.

이로써 지난 18일 급식튜브가 제거돼 서서히 생명이 꺼져가고 있는 시아보의 회생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의료진은 “시아보에게 탈수 증세가 나타나고 있다. 1~2주 안에 죽음을 맞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아보의 부모는 급식 튜브를 재연결하기 위한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밝혔으나, 연방대법원의 기각으로 사실상 모든 법적 절차는 끝났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급식 튜브 제거를 주장해온 남편 마이클의 변호인은 “시아보는 평화롭게 죽음을 맞을 때가 되었다”고 말했다. 마이클은 “시아보가 의식이 있을 때 ‘인위적으로 생명을 연장하고 싶지 않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며 안락사를 주장해 왔다.

시아보는 1990년 사고로 심장박동이 잠깐 멈추면서 뇌에 치명적 손상을 입어 급식 튜브로 생명을 연장해왔다. 그는 겉보기에는 웃음을 짓고 눈도 깜박이는 등 의식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반사적 행동일 뿐 실제로는 두뇌활동을 상실해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게 의료진의 평가다. 그러나 시아보의 부모는 “딸의 의식이 돌아올 수 있다”며 안락사에 반대했다.

이 사건은 처음엔 안락사 논쟁으로 시작됐으나, 2003년 법원 결정으로 급식튜브가 제거된 뒤 젭 부시 플로리다 주지사가 급히 새 법을 만들어 다시 튜브를 연결하면서 정치적 논쟁으로 비화했다.

특히 지난 18일 다시 급식튜브가 제거되자, 공화당이 지배하는 의회가 시아보의 생존을 위한 법을 급히 통과시키고 조지 부시 대통령이 1시간 만에 서명함으로써 이 문제는 미 전역에서 논란을 불렀다. 시아보가 있는 플로리다 병원 앞에선 그의 생존을 바라는 기독교계 등의 집회가 쉬지 않고 열리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선 “의회가 법원 결정을 뒤엎는 법을 만든 건 삼권분립 위반”이라며 부시 형제의 정치적 개입을 비판하는 여론도 거세게 일었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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