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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딕 체니 전기 ‘변명 일색’ 논란

등록 2007-07-17 23:13

딕 체니 전기
딕 체니 전기
‘대통령보다 센 부통령’
갈등·논쟁 핵심은 제외
‘신념에 찬 지도자’ 묘사

미국의 초대 부통령을 지냈던 존 애덤스 2대 대통령은 부통령 자리를 “인간이 생각해낸 가장 중요하지 않은 자리”라고 말한 바 있다. 딕 체니 부통령도 그 자리에 가기 전까지 “지겨운 자리”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조지 부시 행정부를 ‘체니 행정부’라고 불리게 할 만큼 미국 역사상 가장 강력한 부통령의 존재감을 과시했고, 법 위에 군림했다. 부시 행정부 6년이 지난 지금 미 국민의 3명 가운데 2명이 체니의 탄핵을 바라고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비밀주의를 신봉해 기록을 남기기를 싫어하고 언론을 혐오하는 체니가 예외적으로 말문을 열었다. 네오콘을 대변하는 〈위클리스탠더드〉의 스티븐 헤이즈 기자와 2004년 중반부터 지난 2월까지 여러차례 따로 만나 모두 30여시간 인터뷰를 했다. 24일 발매될 이 전기(사진)는 체니에게 쏟아지는 비판적 기사와 책에 맞선 변명서로 보인다.

〈위클리스탠더드〉는 16일 ‘미국의 가장 강력하고, 가장 논란을 불러온 부통령’이란 부제가 붙은 이 책의 일부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592쪽에 이르는 이 책에는 △2001년 취임식을 위한 부시 대통령의 백악관 방문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사면령 서명 때문에 30분이나 지체됐다 △체니가 9·11 직후 부시 대통령이 없던 백악관 벙커에서 납치 여객기 격추명령을 내리는 등 냉정하고 차분하게 대처했다 △이라크 상황이 악화되기 전에 되도록 이른 시기에 이라크인들에게 정권을 넘겨주려 했다는 내용들이 담겨 있다.

헤이즈는 체니를 41년의 정치 경력을 통해 의회에 대한 행정부의 권력 강화에 신념을 보인 지적이고 조용한 지도자로 묘사하고 있다. 헤이즈는 그러나 이 책에서 정작 그동안 관심을 끌어온 핵심 사안에 대한 기술은 피했다. 이라크 침공이나 테러용의자에 대한 영장없는 도청 결정 등을 둘러싼 부시 행정부 내부의 논쟁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건너뛰었다. 대외정책을 둘러싸고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이나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빚은 갈등 등도 무시되거나 아주 짧게 묘사됐을 뿐이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장막 뒤에 숨은 체니의 무소불위 권력을 폭로한 최근 〈워싱턴포스트〉의 탐사보도와는 거리가 있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는 15일 북리뷰를 통해 헤이즈도 체니가 에너지와 세금 정책과 관련해 부시 대통령보다 많은 역할을 했음을 인정했다며, 변명에 치우치는 전기 저자의 역할에 머물 수 없었다고 논평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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