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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30 18:05 수정 : 2005.03.30 18:05

전 부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미식축구 스타 출신 영화배우 O.J.심슨의 ‘세기의 재판’에서 심슨의 무죄 판결을 이끌어내 세계적 명성을 얻은 조니 코크런 변호사가 29일 세상을 떠났다.

코크런은 수술이 불가능한 뇌종양으로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67살의 나이로 사망했다고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코크란은 심슨이 전 부인 니콜 브라운과 그 남자친구인 로널드 골드먼을 살인한 혐의로 기소된 뒤 1995년 세간의 관심을 모으며 텔레비전으로 생생하게 중계된 한편의 쇼를 보는 것 같은 현란한 변론으로 심슨에게 무죄가 선고되도록 만들어 유명해졌다. 그는 이 사건을 맡은 경찰관중 한 명의 인종차별적 성향을 부각시켜 로스앤젤레스 경찰당국이 인종편견에 사로잡혀 사건을 성급하게 수사한 점을 강조했다. 이 판결은 계속 논란이 됐으며, “진짜로 O.J 심슨이 무죄라고 믿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심슨은 본인은 언제나 무죄임을 주장해왔습니다”라는 말로 매우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코크런은 심슨 사건 이전에도 마이클 잭슨 등 명사들이나 흑인 의뢰인들의 변론을 자주 맡으며 경찰들의 폭력성을 부각시켰다. 심슨 사건 뒤 얻은 명성으로 법률회사를 설립하고 <정의를 향한 여정> 등 두 권의 자서전을 출판했으며, 텔레비전 토크쇼에도 자주 등장하는 명사가 됐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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