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드 톰슨
선거자금 모금 저조로 공식 선언 9월로 미뤄
2008년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의 강력한 다크호스로 떠오른 프레드 톰슨(64·사진) 전 상원의원이 공식출마를 선언하기 전부터 비틀거리고 있다.
‘제2의 레이건’을 꿈꾸는 톰슨은 지난 6월 한달 동안 340만달러의 선거자금을 모았다고 31일 연방 국세청에 신고했다. 그러나 출신주인 테네시에서 전체 모금액의 3분의1인 140만달러를 모았을 뿐 나머지 주의 모금 성적은 저조하다. 전국적 선거운동을 벌이기엔 역부족임을 드러낸 것이다. 500만달러를 목표치로 내세워 공식출마 선언 이전에 기선을 잡겠다던 호언은 빈말이 되고 말았다.
민주당 쪽에 비해 상대적으로 혼전 양상을 보이는 경선판도에서 골수 보수층의 확실한 지지층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톰슨은 다음 대선에서 공화당의 히든카드로 주목돼왔다. 특히 조지 부시 대통령의 조카와 딕 체니 부통령의 전 보좌관 등 부시 행정부의 핵심지지 세력이 민주당의 선두주자인 힐러리 클린턴의 ‘저격수’로 톰슨을 지목하고 집결해왔다.
그러나 언론의 집중 검증에서 과거의 흠집들이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톰슨 돌풍이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내부분란으로 선거운동 최고책임자가 교체돼 부인인 제리 켄 톰슨이 그 자리를 꿰차는 전례없는 일이 벌어졌고, 공식 출마 선언을 9월 초 노동절 직후로 늦춰 잡으면서 톰슨에게 몰렸던 지지자들이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공화당 관계자들은 전했다. 9월 출마 선언은 그동안 후보토론회에 한번도 참가한 적이 없는 톰슨이 다음달 아이오와주 암스에서 있게 될 공화당 후보들의 첫 공식 예비투표(스트로폴)에 불참한다는 얘기다. 그만큼 톰슨의 고민이 깊다는 반증일 수 있다.
톰슨 쪽은 “완전히 대선캠페인에 나선 것도 아니고, 선거진영을 꾸리기에 충분한 돈은 있다”며 모금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애써 태연해 하고 있다. 그러나 톰슨 홈페이지를 보면, 뒤뚱거리는 톰슨에게 “기회가 사라지는 것 같다”고 우려하며 조기 출마를 촉구하는 일부 골수 지지자의 글들이 눈에 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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