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 있는 다리가 퇴근차량들로 붐비는 러시아워 시간에 무너지면서, 차량들이 부서진 다리 위에 멈춰 서 있다. 이 다리는 텍사스부터 미네소타까지 미국을 남북 종단하는 ‘인터스테이트 35’ 고속도로의 일부다. 미니애폴리스/AP 연합
150m다리 ‘폭삭’…퇴근차량 줄줄이 추락 참사
30여명 사망·실종·60여명 부상…희생자수 늘듯
“엿가락처럼 휜 철근” 테러 아닌 구조결함 탓인듯
캠프차량 추락모면 어린이 60여명 구사일생도 지난 1994년 한국인들을 경악시킨 성수대교 붕괴 참사의 재판이 미국에서 일어났다. 1일 저녁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미시시피강을 가로지르는 고속도로의 교량이 무너져 내렸다. 이날 오후 6시5분(한국시각 2일 오전 8시5분)께 미시시피강을 가로질러 미니애폴리스의 도심지를 연결하는 고속도로(I-35W)의 철골콘크리트 교량 가운데 상판이 갑자기 무너져 내리면서 150여m에 이르는 다리 상판들이 모두 잇따라 붕괴됐다. 이 참사로 50대 이상의 차량이 상판 콘크리트 더미와 함께 미시시피 강물 속으로 처박혔다. 50여대의 차량은 무너진 교량 구조물 사이에 어지럽게 널렸다. 추락해 반토막이 난 트레일러 등 일부 차량은 화염에 휩싸였다. 이 사고로 이날 자정 현재 9명이 숨지고 60여명이 다쳤으며, 20여명이 실종됐다고 미니애폴리스의 일간 <스타트리뷴>이 보도했다. 밤이 깊어지면서 구조요원들의 안전을 우려해 강물 수색작업 등 구조작업이 중단된 채 현장 수습작업만 진행되고 있다. 구조당국은 시간이 지나면서 희생자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팀 폴렌티 미네소타주 주지사는 “미네소타주 역사상 최악의 재앙”이라며 “긴급사태에 대한 대응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9·11 테러와 유사한 테러에 대한 의심이 제기됐지만, 국토안보부는 테러의 흔적은 없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다리 위에선 도로 포장과 가드레일 등 교체를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1967년에 건설된 이 다리는 여러차례 약간 갈라진 틈이 발견되긴 했지만, 다리를 교체할 필요는 없다는 이유로 차량 운행이 허가돼 왔다. 전문가들은 철골구조물들이 엿가락처럼 휜 것 등을 볼 때 구조적 결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교량은 도로공사로 왕복 8차로 도로 중 양쪽 1차로만 개방해, 퇴근시간 차량들과 ‘미네소타 트윈스’의 야구 경기를 보러 가는 차량들이 몰려 시속 15㎞ 속도로 정체 중이었다. 피해 차량 가운데 여름캠프에서 돌아오던 통학버스는 상판 사이에 끼여 강물에 빠지지 않아, 차에 타고 있던 60여명의 어린이들은 경상만 입고 뒤쪽 비상구로 무사히 탈출할 수 있었다. 사고 당시 다리 중간쯤에서 운전하던 회사원 캐서린 얀켈레비치(29)는 “약간 흔들려 차량 엔진 이상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아예 다리가 갑자기 무너져 내렸다”고 사고 당시를 증언했다. 그는 “내 차와 주변의 차들이 날리듯 강물에 처박혔다”며 “물이 차기 전에 창문을 열고 가까스로 탈출했다”고 아찔했던 순간을 전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엿가락처럼 휜 철근” 테러 아닌 구조결함 탓인듯
캠프차량 추락모면 어린이 60여명 구사일생도 지난 1994년 한국인들을 경악시킨 성수대교 붕괴 참사의 재판이 미국에서 일어났다. 1일 저녁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미시시피강을 가로지르는 고속도로의 교량이 무너져 내렸다. 이날 오후 6시5분(한국시각 2일 오전 8시5분)께 미시시피강을 가로질러 미니애폴리스의 도심지를 연결하는 고속도로(I-35W)의 철골콘크리트 교량 가운데 상판이 갑자기 무너져 내리면서 150여m에 이르는 다리 상판들이 모두 잇따라 붕괴됐다. 이 참사로 50대 이상의 차량이 상판 콘크리트 더미와 함께 미시시피 강물 속으로 처박혔다. 50여대의 차량은 무너진 교량 구조물 사이에 어지럽게 널렸다. 추락해 반토막이 난 트레일러 등 일부 차량은 화염에 휩싸였다. 이 사고로 이날 자정 현재 9명이 숨지고 60여명이 다쳤으며, 20여명이 실종됐다고 미니애폴리스의 일간 <스타트리뷴>이 보도했다. 밤이 깊어지면서 구조요원들의 안전을 우려해 강물 수색작업 등 구조작업이 중단된 채 현장 수습작업만 진행되고 있다. 구조당국은 시간이 지나면서 희생자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팀 폴렌티 미네소타주 주지사는 “미네소타주 역사상 최악의 재앙”이라며 “긴급사태에 대한 대응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9·11 테러와 유사한 테러에 대한 의심이 제기됐지만, 국토안보부는 테러의 흔적은 없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다리 위에선 도로 포장과 가드레일 등 교체를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1967년에 건설된 이 다리는 여러차례 약간 갈라진 틈이 발견되긴 했지만, 다리를 교체할 필요는 없다는 이유로 차량 운행이 허가돼 왔다. 전문가들은 철골구조물들이 엿가락처럼 휜 것 등을 볼 때 구조적 결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교량은 도로공사로 왕복 8차로 도로 중 양쪽 1차로만 개방해, 퇴근시간 차량들과 ‘미네소타 트윈스’의 야구 경기를 보러 가는 차량들이 몰려 시속 15㎞ 속도로 정체 중이었다. 피해 차량 가운데 여름캠프에서 돌아오던 통학버스는 상판 사이에 끼여 강물에 빠지지 않아, 차에 타고 있던 60여명의 어린이들은 경상만 입고 뒤쪽 비상구로 무사히 탈출할 수 있었다. 사고 당시 다리 중간쯤에서 운전하던 회사원 캐서린 얀켈레비치(29)는 “약간 흔들려 차량 엔진 이상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아예 다리가 갑자기 무너져 내렸다”고 사고 당시를 증언했다. 그는 “내 차와 주변의 차들이 날리듯 강물에 처박혔다”며 “물이 차기 전에 창문을 열고 가까스로 탈출했다”고 아찔했던 순간을 전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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