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니·매케인 빠진 ‘반쪽선거’
토미 톰슨 사퇴 등 군소후보 정리
토미 톰슨 사퇴 등 군소후보 정리
2008년 미국 대선의 첫 경선이 치러지는 아이오와주에서 11일(현지시각) 실시된 공화당 예비투표(스트로폴)에서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번 예비선거에는 공화당 선두주자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과 프레드 톰슨 전 상원의원, 존 매케인 상원의원 등이 불참했다.
전국적인 여론조사에선 3위이지만 아이오와주에서만은 일찌감치 자금과 인력을 쏟아부어 1위 자리를 지켜온 롬니의 예고된 승리다. 롬니는 “위대한 아이오와 주민들은 이제 변화가 시작됐다는 메시지를 전 미국에 던져줬다”고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주요 주자가 불참한 가운데 공력을 들이고 얻어낸 표(32%)가 2·3위를 차지한 마이크 후카비 전 아칸소 주지사(18%), 샘 브라운백 상원의원(15%)의 득표 합계보다 적어 한계를 보여줬다.
경선 시작 반년 전에 후보들의 자금과 조직을 시험해보는 무대인 아이오와 예비선거에 선두그룹이 불참한 것은 내년 경선 일정이 크게 앞당겨진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선두주자인 줄리아니는 롬니가 집중투자해 온 아이오와·뉴햄프셔주를 피해 세번째 경선이 치러지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와 2월5일 ‘쓰나미 경선’을 치르는 주에 전력하고 있다.
이번 예비투표는 경선판도에 영향을 미치기보다는 난립한 군소후보들을 정리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6위(7%)에 그친 토미 톰슨 전 위스콘신 주지자는 12일 곧바로 중도하차를 선언했다. 1% 지지를 얻은 던칸 헌터 하원의원도 경선에 계속 참여할 이유를 찾기 힘들게 됐다. 브라운백 상원의원도 자금과 조직력의 우위에도 불구하고 후카비 전 아칸소 주지사에게 뒤져, 중도하차 가능성이 높다.
아이오와 예비선거에서 승리한 후보가 당의 대선후보로 항상 지명된 것은 아니다. 1987년 아이오와 예비투표에서 승리한 팻 로버트슨은 아이오와 당원대회에선 보브 돌에게 뒤졌고, 최종승자는 아버지 조지 부시였다. 앞서 1979~1980년 아버지 부시는 예비투표와 당원대회에서 이기고도 로널드 레이건에게 최종후보 자리를 내줬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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