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후보들, 유세 중 어린아이 ‘돌보기’ 골치
교육철학원 다르지만 ‘표몰이 동원’ 공통점
교육철학원 다르지만 ‘표몰이 동원’ 공통점
10살 아래의 자녀를 둔 후보들이 유독 많다는 게 2008년 미국 대선의 또다른 특징이다.
민주당의 존 에드워즈 후보는 딸 엠마 클레어(9)와 아들 잭(7)이 있고, 버락 오바마는 9살과 6살 딸을 두고 있다. 크리스토퍼 도드 상원의원은 새벽마다 잠을 깨고 수시로 기저귀를 갈아줘야 하는 두살바기 딸과 알레르기 때문에 음식을 가려 먹어야 하는 다섯살 딸이 있다.
샘 브라운벡 상원의원의 쌍둥이는 9살이다. 아직 공식 출마선언을 하지 않은 공화당의 프레드 톰슨 전 상원의원도 재혼으로 얻은 아홉달 된 아들과 세살바기 딸을 두고 있다.
활발한 선거운동을 펼쳐야 하는 후보들로선 어린 자녀들을 돌보는 게 상당한 골칫거리다. 자녀와 떨어져 지내야 하는 고통이 있는가 하면 아이들을 언론 노출로부터 어떻게 보호해야 하는가도 문제다. 〈뉴욕타임스〉는 26일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에 도전하는 후보들이 늘고, 일부 후보들은 늦둥이를 둬 이런 일이 빚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이들을 선거운동에 항상 동행하는 에드워즈와 아이들이 평소와 다름없이 늘 집에서 생활하도록 하는 오바마가 양극단이다. 2004년에도 똑같은 경험을 한 에드워즈네 두 아이는 선거 캠페인에 따라다니면서 엄마나 가정교사로부터 수업을 받고 있다. 기회가 닿는 대로 선거 유세장에서 멀어지려는 아이들이 부모에게 투정을 부리는 장면이 취재기자들에게 가끔 목격되기도 했다.
오바마는 방학 동안에 아이들을 7번 유세에 데리고 왔지만, 학기 중에는 철저히 집에 둔다. 1주일에에 한번 만나면 다행이다. 요즘은 웹캠으로 자주 얼굴을 보고 있다. 오바마의 부인은 1주일에 2번으로 선거운동을 줄였다. 아이들 취침 전에는 귀가하도록 하고 자신이 애들을 볼 수 없을 땐 외할머니가 그 자리를 대신하도록 하고 있다. 다른 후보들은 이 두 사람의 중간이다.
아이들 교육에 대한 철학은 후보들마다 차이가 있지만, 유권자들을 끌어들이는 데 아이들을 활용하는 것은 공통적이다.
에드워즈는 웹사이트의 첫 화면에 아이들과 함께 한 장면을 보여주고 있고, 유세를 시작할 때 아이들과 함께 등장하곤 한다. 브라운벡은 선거유세 버스가 정차할 때마다 아이들이 버스 마이크로 아버지를 소개하도록 한다. 톰슨은 낙태 반대를 주제로 한 비디오의 첫 화면에 자신의 아이들을 등장시켰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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