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폭탄 탄두인 W-76이 탑재되는 트라이던트 전략핵미사일이 원자력잠수함에 장착되고 있다. www.globalsecurity.org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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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성 논란가열 미국 정부가 핵전력 핵심인 수소폭탄 탄두 W-76의 수명 연장을 위해 재정비 계획을 추진 중인 가운데, 이 탄두가 처음부터 설계상 결함을 갖고 있었다는 안전성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고 3일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이 신문은 정부 안팎 전문가들의 말을 빌어 “정부는 20억 달러를 들여 앞으로 10년간 W-76 탄두의 재정비를 실시할 준비를 이미 끝마쳤다”며 “그러나 이 탄두가 예정보다 약한 강도 아래서도 폭발할 수 있는 설계상 결함을 갖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전했다. 주요 부품을 점검·교체하는 재정비를 끝내면 W-76의 수명은 30년 정도 연장될 수 있다. 냉전이 한창이던 1970년대 초반 개발된 W-76은 내부에서 작은 원폭을 폭발시켜 그 힘으로 수소연료를 점화하는 수소폭탄 탄두로, 크기는 성인남자보다 작지만 위력은 히로시마 원폭의 7배에 달한다. 이 탄두는 현재 태평양과 대서양의 십수개 핵잠수함에 배치돼 있으며, 수백개의 미사일 탄두에 개당 최대 8개씩의 W-76이 장착돼 있다. 미국이 보유 중인 5천개의 핵탄두 가운데 1500여개가 W-76으로 알려졌다. 냉전 시절 ‘최대한 작고 강력한 핵탄두 개발’이란 목표 아래 만들어진 W-76은, 그러나 너무 크기를 축소하는 바람에 설계상의 문제를 갖고 있다는 우려를 오래 전부터 낳아왔다. 이 탄두는 개발 이후 엄청난 각광을 받았지만, 과학자들은 내부 원폭이 터진 뒤 얼마만에 (수소 방사능) 덮개가 열리는지를 알기 위해 지하 핵실험을 비밀리에 계속해왔다. 그러나 1992년 냉전 종식 이후 전세계적으로 핵실험이 금지되면서 이 탄두의 신뢰성을 검증할 수 있는 핵실험을 더는 할 수 없게 됐다. <뉴욕타임스>는 “전문가와 관리들은 핵실험 금지 직후부터 방사능 덮개를 강화하는 새로운 설계를 비밀리에 검토해왔다”며 “지금도 정부 관리들은 W-76을 대체하는 새로운 안전한 핵탄두의 개발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밝혔다. 6g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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