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CIA 정보왜곡, 재앙적 수준”
미 중앙정보국장이 매일 아침 직접 대통령에게 브리핑하는 ‘대통령 일일정보보고(PDB)’에는 전세계의 가장 중요한 일급정보들이 실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제로 이 보고서를 읽어본 정부 고위관리들은 “거의 가치가 없었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3일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이 신문은 ‘대량살상무기에 관한 정보능력평가위원회’ 위원장인 찰스 롭의 말을 빌어 “내 기억으론 전·현직 관리 중 일일정보보고서가 가치 있었다고 말한 사람이 없다”고 전했다. 롭 위원장은 “그들(고위관리들)은 그 보고서가 대통령의 일정을 결정하는 데 중요하다는 걸 안다. 그래서 거기에 대비하려고 문건을 읽었다”고 덧붙였다.
이라크 정보 오류를 조사해온 이 위원회는 이라크 침공을 전후해 2년간의 일일정보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이 보고서가 “재앙적일 정도로 한편으로 치우쳐 있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 신문은 “15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장직이 최근 신설됐지만, 정보기관들이 서로 자신의 정보를 대통령에게 보고하려는 경쟁과 분열 때문에 여전히 일일정보고서가 왜곡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통령 일일정보보고서’의 비중은 특히 조지 부시 대통령 취임 이후 더욱 커졌는데, 이는 부시 자신이 정보기관 보고에 극단적일 정도의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부시는 취임 초기에 보통 10~15쪽 정도인 보고서의 분량을 늘리라고 지시했고, 때로는 중앙정보국(CIA) 간부가 직접 그 사안에 대한 브리핑을 하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6g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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