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현역군인 감소 추이
탈냉전후 첫 7만4천명 늘리기로…군인 처우개선 분주
미국 국방부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장기 파병에 따른 병력 순환배치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육군 7만4천명을 조기에 증원하기로 했다. 감소 추세를 보이던 미군 병력이 증원되는 것은 탈냉전 이후 처음이다.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이달 초 육군의 요구를 받아들여 지난해 12월 조지 부시 대통령이 발표했던 육군병력 증강계획을 수정해, 예정보다 2년 앞당겨 현재 48만2천명의 병력을 54만7천명으로 증원하고, 예비군 병력을 9천명 늘리는 계획을 승인했다고 〈비비시〉(BBC) 방송 등이 12일 보도했다. 미 국방부는 또 병력 순환의 어려움 때문에 이라크 주둔 해병대 병력을 빼내 아프간에 집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조기 증원의 배경에 대해, 미 육군은 이라크 전비가 장기적으로 계속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최대의 전비가 투여되고 있는 시점에 숙원인 병력 증원을 달성하려는 열망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 국방부는 모병의 어려움과 모병된 병력의 수준 저하에 대한 비판을 고려해 연장 복무를 신청한 현역 군인들에 대한 인센티브를 대폭 확대하고, 현역 입대를 권고한 주방위군에게 성과급을 지급하는 등 모병방식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인센티브로는 기존의 현금 보너스와 대학 장학금 지급 외에 △3년 추가근무를 지원한 대위급 장교들에게 2만5천달러의 대학원 장학금 혜택 또는 근무지 선택권을 부여하고 △직업군인들의 배우자나 자녀들에게 교육혜택을 주는 것 등이 포함돼 있다. 6년 근무한 사병은 현재 최고 7만2900달러의 대학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 국방부는 연간 소요되는 추가 예산이 28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국방부는 또 능력있는 병사들이 고액 연봉의 사설경호업체로 이직하는 것을 막기 위해, 경호업체들과 계약 때 현역 병사들의 충원을 금지하는 조항을 삽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또 20년 장기근속 뒤 전역을 앞둔 병사들에게 경험 많고 유능한 요원 확보 차원에서 연장복무를 조건으로 모두 1억달러(918억원)의 보너스를 지급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이는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블랙워터 등 민간 회사에 이들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조처로, 그린베레나 네이비실 같은 특수부대원 1200명에게는 복무 연장기간에 따라 최고 15만달러(1억4천만원)까지 지급했다.
미군 병사들 가운데 고졸 이상은 과거 90%이었지만, 현재 충원되고 있는 입대자에선 76%에 불과한 형편이다. 또 올해 지원자들 가운데 인성검사와 신체검사에서 결격사유로 입대가 취소된 비율도 지난해 15%에서 18%로 높아졌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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