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가상대결 여론조사
여론조사 공화당 주요후보 5명에 모두 뒤져
오바마·에드워즈는 우세…경선승리 장담못해
오바마·에드워즈는 우세…경선승리 장담못해
2008년 미국 대선의 예비경선이 한달 남짓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선 판도가 전례없이 불확실해지고 있다. 내년 11월 본선거까지 무한질주를 계속할 것으로 보이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집중공격을 받으면서 당선 가능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미국의 유력 여론조사기관인 조그비가 26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그동안 민주당 선두주자로, 모든 공화당 후보들에게 강세를 보였던 힐러리 상원의원이 공화당의 주요 후보 5명과 벌인 가상대결에서 모두 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화당 선두주자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물론, 공화당 후보간 여론조사에서 5위를 기록한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에게도 5% 포인트를 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22~26일 조그비에 등록한 전국의 유권자 9150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조사로, 오차는 ±1%이다.
힐러리에게 더 나쁜 뉴스는 민주당 순위 2위인 버락 오바마 의원이 공화당 후보들에게 5~7% 앞섰을 뿐아니라, 3위인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도 우세를 보였다는 점이다. 힐러리는 또 최근 <워싱턴포스트> 여론조사에서 아이오와주에서 오바마에게 역전당하는 등 전국적 지지도가 하향곡선을 그려 당내 경선 승리도 장담하기 어려운 쪽으로 흐르고 있다. 최근 다른 조사에서는 힐러리가 여전히 공화당 후보에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달 초 라스무센의 여론조사에서 줄리아니에게 4% 뒤지는 등 불안한 조짐은 예고됐다.
조그비는 힐러리에 대한 전국 선호도가 양분된 가운데 민주당원들 사이에서 힐러리의 당선 가능성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힐러리가 특히 부동층과 젊은 유권자들에게 호소력을 갖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힐러리의 부진은 지난달 말 필라델피아 민주당 대선후보 토론회를 계기로 민주·공화당 후보들의 공세가 그에게 집중되고 있는데도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자만이 불러온 화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여론조사 결과는 민주당 경선 또한 힐러리에게 결코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임을 예고한다. 아이오와주 첫 경선에서 기선을 제압하려는 힐러리와 오바마의 경쟁은 더욱 치열지고 있다. 힐러리는 남편까지 대동해 1월3일 경선 전까지 거의 날마다 아이오와주를 찾을 계획을 세우는 등 공격적 선거운동으로 전환했다. 오바마 진영은 대중적 인기가 높은 오프라 윈프리의 동참을 통해 기세를 한층 높인다는 방침이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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