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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 이란 핵개발위협 과장 ‘들통’

등록 2007-12-04 19:53수정 2007-12-05 02:31

CIA 등 보고서 “2003년 핵개발 중단…재개 안해”
부시 이란 제재결의안 타격…백악관 여전히 ‘억지’
조지 부시 미국 행정부가 이란의 핵개발 위협을 과장해 왔다는 사실이 미 정보기관 보고서를 통해 드러났다. 부시 행정부의 강경 압박 일변도인 이란 정책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4일 기자회견에서 “이란은 여전히 위험으로 남아 있다”고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3일 비밀해제돼 공개된 미국의 국가정보 평가보고서를 보면, 미국의 정보기관들은 “이란이 지난 2003년 가을에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중단했다는 높은 확신을 갖고 있으며, 2007년 중반까지 재개하지 않았다는 상당한 확신을 갖고 있다”는 정보 판단을 한 것으로 나와 있다.

중앙정보국(CIA) 등 16개 정보기관들이 공동으로 작성한 이 보고서는 “이란의 핵무기 프로그램 중단 결정은 2005년 이후 우리가 판단해왔던 것보다 핵무기를 개발하려는 이란의 의지가 덜 단호했다고 추정케 한다”며 “이란이 국제적 압력에 굴복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란이 우라늄농축 프로그램을 진행하더라도 2010~2015년이 돼야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충분한 양의 농축우라늄을 생산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방안을 계속 열어 놓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란이 지금도 핵무기를 개발할 의도를 갖고 있는지는 미지수”라는 단서를 달았다.

보고서의 내용은 그동안 부시 행정부가 펴온 주장과는 상반된다. 특히 부시 대통령은 적어도 한두달 전에 이런 내용을 보고받고도 지난 10월 연설을 통해 이란의 핵개발 저지를 위한 ‘3차대전’까지 거론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보고서의 공개로 유엔 안보리의 제3차 이란 제재 결의안을 통과시키려던 부시 행정부의 시도는 타격을 받게 됐으며, 이란에 대한 선제공격 카드가 사실상 무력화됐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분석했다.

중앙정보국과 국방부 출신의 브루스 리델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이 보고서로 3차 결의안은 죽은 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기업연구소의 마이클 루빈 연구원도 “이 보고서는 외교를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며 “중국과 러시아, 독일에게 제재 결의안을 기피하는 핑계 거리를 주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4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이란에 대한 군사적 대안은 여전히 고려 대상”이라고 말해, 기존의 대 이란 강경정책에 큰 변화가 없을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부시 대통령은 “그들이 핵개발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가 중단했다는 보고서를 경고의 신호로 보고 있다”며 “그 이유는 그들이 핵프로그램을 재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국제사회가 이란이 핵개발을 중단하도록 외교적 압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보고받은 시점에 대해 “새로운 평가보고서의 내용을 지난 주에야 알았다”고 말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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