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에
공화 경쟁후보쪽, 말실수 집중비판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마이크 허커비(52) 전 아칸소 주지사에 대한 경쟁 후보들의 견제와 검증이 강화되고 있다.
지난주 <에이피>(AP) 통신은 허커비가 1991년 상원의원 출마 유세 때 에이즈 환자들에 대한 연방정부의 에이즈 연구기금 지원과 동성애자들을 비판하면서 에이즈 환자들을 격리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또 96년 주지사 시절 성추행 살인범에 대한 사면결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문제제기가 계속되고 있다. 사면 건은 허커비의 유세장에 죄수복을 입은 반허커비 운동원이 등장할 정도로 경쟁 후보 진영은 물고 늘어지고 있다.
텔레비전 설교로 단련된 허커비지만 자신의 감량 다이어트를 강제수용소에 비유한다거나, 공화당의 선거자금 모금을 자살에 비유하는 등 도를 지나친 언행으로 이젠 그의 조그만 말실수 하나도 그냥 비판없이 지나치는 법이 없다.
허커비는 <시엔엔>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모든 후보에 크게 지는 것으로 조사되는 등 본선 경쟁력에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폭로성 뉴스 사이트인 <드러지리포트>는 민주당 전국위원회가 허커비에 대해선 공격을 자제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을 두고, 상대하기 편한 ‘유리 턱’ 후보이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2004년 조지 부시 대통령의 선거참모였다가 현재 <에이비시>의 정치해설자로 변신한 매튜 다우드는 “유권자들은 보다 큰 가치에 대해 투표를 하지 개별 이슈에 대해 투표하지 않는다”며 “현재까지 허커비는 자신을 둘러싼 정통성을 유지하면서 잘 해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허커비는 빌 프리스트, 조지 알렌, 프레드 톰슨 등에 기대를 걸었다가 실망한 공화당 전통 보수층이 고대하던 후보로서 위상을 갖춰가고 있다는 것이다.
허커비에 대한 지지는 아직까지 기독교 보수층의 범주를 크게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다자경쟁 구도 속에서 소수의 지지로도 선전할 수 있었다. 허커비가 기독교 보수층의 지지 범주를 넘어서게 된다면 그의 스토리는 내년 일년 내내 쓰여질 전망이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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