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주의 신봉자’ 비판에 ‘미-유엔 관계 강화’ 넘겨
상원 인준청문회 조지 부시 행정부에서도 초강경파로 꼽히는 존 볼턴 미 유엔대사 내정자가 민주당의 거센 공격에도 상원 인준에 한발짝 다가섰다. 볼턴 내정자는 11일(현지 시각) 상원 외교위 인준청문회에서 민주당 공격을 때론 피하고 때론 맞대응하며 위기를 넘겼다. <워싱턴포스트>는 “볼턴이 큰 상처를 입지 않고 살아남은 것 같다”고 평했다. ◇ “유엔과 관계회복하겠다”=민주당은 볼턴이 과거 유엔과 동맹국들을 맹비난했던 일방주의적 외교정책의 신봉자라고 비판했다. 바버라 복서 의원은 볼턴이 10년 전 “38층짜리 유엔건물의 10개 층을 날려버려도 달라지는 건 없을 것”이라고 했던 발언을 비디오로 보여주기까지 했다. 볼턴은 “그건 청중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했던 발언이었다. 나는 미국과 유엔과의 관계를 더 강하게 하겠다”고 해명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또 “볼턴이 2002년 쿠바의 생물무기 프로그램에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던 국무부 정보분석가를 해고하려고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볼턴은 “나는 그 사람이 다른 부서에서 일하길 원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상원 외교위는 현재 공화당 10석, 민주당 8석의 분포를 보여 공화당 의원 중 한명이 민주당에 가세해야 볼턴 인준이 저지된다. 민주당쪽에 가담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쳐졌던 공화당의 링컨 채피 의원은 청문회 직후 “볼턴에 찬성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밝혔다. ◇ 볼턴의 북핵 발언=볼턴은 북한 문제에서, 언제까지나 북한을 기다릴 수 없으며 유엔 안보리 회부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북한의 핵 보유 능력에 대해선 “여러 추정이 있지만 우리는 북한의 정확한 핵능력을 알지 못한다”고 조심스럽게 답변했다. 그는 6자회담에 대해 “종결시한을 정한 건 없다. 그러나 어느 시점까지 진전을 보지 못하면 다른 가능성을 찾아야 한다는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6자회담이 미결 상태라 유엔 안보리가 행동을 취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안보리가 항상 가능성으로 열려 있다는 점은 북한뿐 아니라 대량살상무기를 추구하는 다른 나라들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량살상무기와 테러리즘은 국제평화와 안전의 최대 적이다. 유엔 안보리는 이 문제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자신의 시각을 분명히 드러냈다. 6g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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