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왼쪽)이 10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유세장에서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였던 존 케리 상원의원(오른쪽)과 포옹을 나누고 있다. 보스턴/AP 연합
19일 네바다 격돌…오바마, 케리·조리노조 지지받아
힐러리, 조직표 가동·경제 공약 맞불…장기전 관측도
힐러리, 조직표 가동·경제 공약 맞불…장기전 관측도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에서 1승1패를 주고받은 버락 오바마(46) 상원의원과 힐러리 클린턴(60) 상원의원의 기선 제압 경쟁이 불꽃을 더하고 있다.
두 후보의 다음 격전지는 네바다 코커스(19일)와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26일). 2월5일 22개주에서 동시에 경선이 치러지는 ‘슈퍼화요일’대회전의 전초전이다. 사우스캐롤라이나는 남부, 미국 최대 주인 캘리포니아에 인접한 네바다는 서부의 표심을 살필 수 있는 선거전략상 요충지다.
뉴햄프셔에서 일격을 당한 오바마 진영이 먼저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0일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오바마 집회에선 2004년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존 케리 상원의원이 지지를 선언해 열기를 북돋웠다. 케리는 “워싱턴의 파당정치를 끝장내고 미국의 세계적 이미지를 개선할 유일한 민주당 후보”라며 오바마를 추켜세웠다. 기성 정치인들의 지지가 약했던 오바마로서는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다. 케리가 확보하고 있는, 2004년 대선 때 뛰었던 민주당 활동가 300만여명의 명단·메일주소 등도 오버마 진영으로 넘어갔다. 정치적·재정적 지원을 끌어낼 수 있는 길이 트인 것이다.
사우스캐롤라이나는 흑인 유권자가 절반을 차지하는 남부 주여서 오바마에겐 각별한 의미가 있다. 흑인들의 지지를 불붙일 시험대다. 흑인 대통령의 가능성에 회의적 반응을 보였던 흑인들이 아이오와 승리 이후 급속히 몰려들고 있다. 백중세에서 오바마의 10% 포인트 우세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네바다에선 6만명의 조합원을 거느린 요식업노동자조합(CWU)의 공개 지지를 끌어냈다. 힐러리의 기존 조직표에 맞설 기반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힐러리는 라스베이거스를 찾아 우위를 지키고 있는 네바다 수성에 주력했다. 그는 10일 자원봉사 운동원들과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지지를 호소했다. 콧대가 높아보였던 이전과 달리 ‘낮은 곳으로 임하는’ 전략을 확실하게 선보였다. 힐러리는 네바다 상원 원내대표인 해리 리드의 조직을 앞세워 승리를 챙기겠다는 전략이다. 리드 의원의 아들이 힐러리의 네바다주 선거책임자다.
힐러리는 11일 캘리포니아에서 신용경색 해소를 위한 700억달러 규모 긴급지출예산의 신속한 통과를 촉구하는 등 경제공약을 발표할 예정이다. 슈퍼화요일을 겨냥해 힐러리 쪽은 캘리포니아, 뉴욕, 아칸소, 조지아 등을 우선 공략지역으로 선정하고 외연을 확대한다는 계산이다. 오바마 역시 이들 지역에 힘을 집중하고 있어, 일전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두 주자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2월5일 슈퍼화요일 이후에도 우열이 분명하게 가려지지 않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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