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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소녀들 13살 되면 성관계 강요받아

등록 2008-04-09 21:35수정 2008-04-09 21:46

미국 텍사스주 서부에 위치한 한 일부다처교 집단 근거지에서 구출된 여성과 아동들이 6일 근거지에서 64km 가량 북쪽에 있는 샌 앤젤로 소재 박물관에서 다시 만나 서로 포옹하고 있다. AP 연합
미국 텍사스주 서부에 위치한 한 일부다처교 집단 근거지에서 구출된 여성과 아동들이 6일 근거지에서 64km 가량 북쪽에 있는 샌 앤젤로 소재 박물관에서 다시 만나 서로 포옹하고 있다. AP 연합
텍사스 일부다처 종교집단 수사보고서
성적 학대를 받고 있다는 16살 소녀의 신고를 받고 경찰이 긴급 수색한 미국 텍사스주 엘도라도의 일부다처제 종교집단이 미성년 여성을 상대로 성적 학대를 자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텍사스주 주정부는 법원에 낸 보고서를 통해 ‘예수그리스도말일성도근본주의교회’(FLDS)라는 이 종교집단이 미성년 소녀와 성인 남성의 결혼과 출산을 강요했다고 밝혔다.

텍사스 가족보호국 조사원은 “여기서 태어난 여자아이들은 13살이 되면 나이 많은 남자와 ‘영적인 결혼’을 하게 되며, 아이들을 낳을 목적의 성관계를 강요받았다”고 밝혔다. 또한 남성들은 나이가 어린 소녀와 결혼해 ‘잠재적 성범죄자’가 되도록 강요받았다고 말했다. 이 종교집단은 텍사스주 엘도라도 외딴 지역에 1700에이커(약 688만㎡) 규모의 농장에서 중앙 예배당 주변으로 학교·공장·병원을 갖춘 공동체 생활을 하며, 이같은 학대를 조장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처음 수사당국에 전화를 걸어 신고한 소녀는 데일 발로라는 자신의 남편이 화가 날 때면 자신과 다른 부인들을 폭행했다며 “한 여자는 아이를 가진 상태에서 그에게 맞아 갈비뼈가 부러지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신고를 받은 수사당국은 이 종교집단 근거지를 수색해 성적·물리적 학대의 정황을 포착하고, 어린이 416명을 안전 지역으로 옮겼으나, 전화를 건 소녀는 아직 찾지 못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전했다.

이 종교집단은 지난 1954년에도 경찰의 수사를 받고, 200여명의 아이들의 신병을 정부가 인도한 바 있다. 당시 ‘구출’되었다가 다시 이 종교집단으로 돌아갔던 벤 비스틀라인(72)은 “이 집단을 세상의 전부로 알던 아이들에게 다른 세상을 알게 되는 건 비극”이라고 말했다. 이번 수사당국의 수색에서 신변이 인도된 아이들은 대부분 당시 교도들의 손자 또는 증손자들이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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