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유엔 세계식량계획 창고에서 11일 현지 노동자 2명이 아이티 주민들에게 나눠줄 곡식 부대 주변을 쓸고 있다. 포르토프랭스/AP 연합
주일새 유엔군 등 7명 숨져…세계은행 “1천달러 지원”
식료품값 폭등에 따른 반정부 폭동이 계속되는 아이티에서 총리를 문책 해임하는 등 분노한 민심 달래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사태가 진정될지는 미지수다.
아이티 상원은 12일 정치적 2인자인 자케스 에두아르드 알렉시스 총리가 식량 공급과 생계비 안정을 위한 책임을 다 하지 못했다며, 압도적 다수의 찬성으로 총리해임안을 통과시켰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또 이날 프레발 대통령은 국제구호기구, 지역 수입업자와 협력해 쌀값을 15% 낮추겠다고 공표했다. 아이티 정부는 세계은행에도 긴급 구조를 요청해 로버트 졸릭 총재로부터 1천만달러 지원 약속을 받아냈다. 이런 대책에도 사태가 수그러들지 않으면, 다음은 르네 프레발 대통령 차례가 될 수 있다고 <에이피>는 전했다.
지난 한주 동안 아이티에서는 식량 폭동으로 유엔군 장교 한 명을 포함해 7명이 숨졌다. 치안유지군으로 아이티에 파견된 나이지리아 출신의 이 장교는 성난 군중들에 의해 차에서 끌려나와 살해됐다. 배고픔에 지친 아이티인들은 대통령궁을 에워싸는 등 주요 도시의 거리로 몰려 나와 시위를 벌여, 폭동 확산을 막는 9천명의 유엔군과 충돌이 잇따르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식량계획의 현지사무소 책임자 마마도우 므바예는 “실업과 식량수입과 같은 구조적 문제는 금방 해결될 수 없다”며 “소요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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