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 사건 1주년 추모 촛불집회가 사건 1주년을 하루 앞둔 15일 버지니아주 블랙스버그의 이 학교 캠퍼스에서 열리고 있다. 블랙스버그/AP 연합
미 버지니아공대 총기 참사 1주년
부시 애도성명 등 추모행사 잇달아
상처 치유 노력에도 모방범죄 발생
총기소지 찬반 논란 여전히 뜨거워 꼭 1년 전 미국 최악의 학교 총기 참사가 벌어졌던 버지니아공대는 16일을 추모기념일로 지정하고, 다양한 추모행사를 벌였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이날 부인 로라와 공동으로 성명을 발표해 “2007년 4월16일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폭력사태가 빚어진 날로 기록됐다. 1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그날 숨지거나 부상한 희생자들을 기억한다”며 직접 애도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상처 치유와 재발 방지를 위한 전체 미국 사회의 갖가지 노력에도 모방범죄가 이어지는 등 그날의 악몽은 아직도 끝나지 않고 있다. 지난 2월14일 20명 이상의 사상자를 낸 노던일리노이대학 총기난사 사건의 범인도 정신질환 전력을 가진 대학원생으로 밝혀져, 다시 한번 미국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각 대학들은 학교 당국과 경찰, 학부모 등의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문제 학생들에 관한 정보를 더 활발하게 공유하고 상담인력을 확충하는 등 사생활보호 제일주의의 학사관리정책에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켄터키대학 등은 교직원과 지역사회 자문단, 교수, 교내경찰로 구성된 ‘학생보호팀’을 조직해 문제학생 관리에 나섰다. 미시시피주는 주정부 차원에서 이 제도를 도입했다. 버지니아 공대 참사가 다시 불을 붙인 총기 소지에 대한 찬반 논란은 여전히 뜨겁다. 노리스홀에서 부상을 입었던 졸업생 엘릴타 합투 등 총기규제 강화를 주장하는 단체 회원들은 참사 1주년을 맞아 연방대법원과 의사당 앞을 비롯해 전국 33개주 80곳에서 드러눕기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반면, 참사 이후 ‘자위권’을 주장하며 대학생들의 교내 총기 소지 허용을 요구하는 온라인 단체의 회원 규모가 2만5천명으로 늘었고, 이 단체 회원들은 버지니아공대에서도 활동하고 있다고 <에이비시>(ABC) 방송이 15일 보도했다. 1년이 지났지만 조승희씨의 범행 동기는 끝내 밝혀내지 못했다. 또 희생자 32명 가운데 20명의 가족만 보상조처에 합의한 상태다. 사건이 일어났던 강의동 ‘노리스홀’은 해체가 검토되다 ‘평화·폭력연구센터’ 전환이 결정됐으나, 작업은 지지부진하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상처 치유 노력에도 모방범죄 발생
총기소지 찬반 논란 여전히 뜨거워 꼭 1년 전 미국 최악의 학교 총기 참사가 벌어졌던 버지니아공대는 16일을 추모기념일로 지정하고, 다양한 추모행사를 벌였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이날 부인 로라와 공동으로 성명을 발표해 “2007년 4월16일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폭력사태가 빚어진 날로 기록됐다. 1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그날 숨지거나 부상한 희생자들을 기억한다”며 직접 애도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상처 치유와 재발 방지를 위한 전체 미국 사회의 갖가지 노력에도 모방범죄가 이어지는 등 그날의 악몽은 아직도 끝나지 않고 있다. 지난 2월14일 20명 이상의 사상자를 낸 노던일리노이대학 총기난사 사건의 범인도 정신질환 전력을 가진 대학원생으로 밝혀져, 다시 한번 미국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각 대학들은 학교 당국과 경찰, 학부모 등의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문제 학생들에 관한 정보를 더 활발하게 공유하고 상담인력을 확충하는 등 사생활보호 제일주의의 학사관리정책에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켄터키대학 등은 교직원과 지역사회 자문단, 교수, 교내경찰로 구성된 ‘학생보호팀’을 조직해 문제학생 관리에 나섰다. 미시시피주는 주정부 차원에서 이 제도를 도입했다. 버지니아 공대 참사가 다시 불을 붙인 총기 소지에 대한 찬반 논란은 여전히 뜨겁다. 노리스홀에서 부상을 입었던 졸업생 엘릴타 합투 등 총기규제 강화를 주장하는 단체 회원들은 참사 1주년을 맞아 연방대법원과 의사당 앞을 비롯해 전국 33개주 80곳에서 드러눕기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반면, 참사 이후 ‘자위권’을 주장하며 대학생들의 교내 총기 소지 허용을 요구하는 온라인 단체의 회원 규모가 2만5천명으로 늘었고, 이 단체 회원들은 버지니아공대에서도 활동하고 있다고 <에이비시>(ABC) 방송이 15일 보도했다. 1년이 지났지만 조승희씨의 범행 동기는 끝내 밝혀내지 못했다. 또 희생자 32명 가운데 20명의 가족만 보상조처에 합의한 상태다. 사건이 일어났던 강의동 ‘노리스홀’은 해체가 검토되다 ‘평화·폭력연구센터’ 전환이 결정됐으나, 작업은 지지부진하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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