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옥함’(사진)
가디언 “2001년부터 대테러전 체포자 17척에 수감”
미국이 2001년부터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하며 체포한 이들을 ‘바다 위의 감옥’에 수감해왔다고 <가디언>이 2일 보도했다. 국제 사법감시단체 ‘리프리브’(집행유예)의 인권 변호사들은 1일 ‘감옥함’(사진)의 수감자 내역을 공개할 것을 미국 정부에 촉구했다. 리프리브의 연구를 보면, 미국은 2001년부터 최대 17척의 감옥함을 운용해 왔다. 수감자들은 수감 기간 ‘특별한 심문’을 받은 뒤, 보통 알려지지 않은 장소로 넘겨졌다. 17척 가운데 15척은 남인도양 영국령 디에고가르시아섬 주변에서 작전을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 영국령 디에고가르시아는 영국과 미국 정부가 1972년 원주민을 내쫓은 뒤 군사시설로 함께 쓰고 있기 때문에 영국도 감옥함 운영에 개입돼 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감옥함 운용 의혹은 유엔 테러담당 특별서기관에 의해 2005년 처음 제기됐다. 리프리브는 당시 의혹이 제기된 미국함 바탄·펠릴류에 이어, 2007년 초부터 소말리아 해역에서 알카에다 색출 작전을 펼친 미국함 애쉬랜드에도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소말리아·케냐군 등에 의해 체포돼 미 연방수사국(FBI)과 중앙정보국(CIA)의 심문을 받은 이들 가운데 실종된 100명이 이 배로 옮겨졌다는 것이다. 리프리브의 법률팀장 클라이브 스태포드 스미스는 “(미·영은) 자신들의 범죄를 감추기 위해 언론 등의 접근이 힘든 배를 택했다”며 “감옥함과 같은 비밀 감옥에 억류된 이들은 미 정부가 인정한 사람만 2만6천명, 감시단체 정보로는 8만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 해군 대변인 제프리 고든 중령은 “미 해군에 그런 시설은 없다”면서도 구금을 위해 “며칠 동안” 배에 머무는 것을 그렇게 부르는 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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