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범11명, 소매점 컴퓨터 해킹
가짜 카드 만들어 현금 인출
가짜 카드 만들어 현금 인출
미국에서 4100만건의 개인 신용카드 및 직불카드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해킹해 이를 불법 거래한 최대 규모의 국제적 신용카드 사기조직이 적발됐다.
미 법무부는 5일 할인 의류매장인 TJ 맥스와 대형 서점 반즈앤노블 등 미국 내 9개 대형 소매점의 컴퓨터를 해킹한 미국 시민권자 3명과 에스토니아인 1명, 우크라이나인 3명, 중국인 2명, 벨로루시인 1명 등 모두 11명을 컴퓨터 사기와 개인정보 도용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마이애미 출신의 주범인 앨버트 곤잘레스 등은 차를 운전하며 대형소매점 주변을 맴도는 이른바 ‘워 드라이빙’(war driving)이란 수법으로 이들 상점의 무선인터넷망 보안 허점을 찾아내, 개인 신용정보를 빼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해외 공범자들로부터 구한 해킹 프로그램을 컴퓨터 네트웍에 심어 신용정보를 빼내는 수법을 사용했다. 훔친 카드 정보를 미국과 동유럽에 보관해온 이들은 정보를 온라인으로 판매하거나, 가짜 신용카드를 만들어 현금 자동인출기에서 돈을 인출했다.
이로 인한 피해액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지난해 초 해킹 사실이 알려져 가장 피해가 큰 TJ 맥스의 경우 피해자들에게 법적 보상금 등으로 1억3천만달러를 지출했고, 내년까지 2300만달러의 추가지출이 예상된다.
주범인 곤잘레스는 지난 2003년 같은 범죄로 체포돼 국토안보부 산하 비밀경호국(SS)의 금융정보 불법거래 해커들에 대한 비밀수사에 협조한다는 조건으로 풀려났지만, 또 다른 범죄를 저질러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사건을 발표한 마이클 뮤케이시 법무장관은 “컴퓨터망과 인터넷이 오늘날 세계경제의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됐지만, 범죄자들에게도 특별한 기회를 주고 있다”며 “이번 사건은 개인정보 도용에 취약성을 보여준 사례이며, 이런 범죄를 시도하는 자들에게 세계 어디까지라도 추적해 처벌한다는 경종을 울렸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신용카드 정보 도용으로 인한 피해액은 한해에만 수십억달러로 추산된다. 부시 행정부는 지난 2006년부터 개인신용정보 도용을 막기 위해 17개 부처가 참여한 태스크포스를 운영하고 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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