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매케인
매케인 ‘오바마 때리기’ 힌트 얻나
‘네거티브’ 공세등 이용여부 관심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실패는 11월 대선을 준비하는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에게 좋은 교범이 되고 있다.
<월간 애틀랜틱> 9월호는 힐러리 선거운동 내부의 자중지란과 모금 실패 등을 보여주는 선거 메모와 이메일 등 30여 선거 자료들을 독점 공개했다.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과 일전을 겨룰 매케인에겐 더 없이 좋은 참고 자료들이다.
특히 힐러리 진영의 수석 전략가였던 마크 펜의 메모는 힐러리가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오바마 흠집내기 전략을 보여준다. 펜은 힐러리 진영 내에서 오바마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를 주장해 온 최강경 매파다. 이길 수 있는 주에서 승리하는 ‘고상한 선거운동’으론 승산이 없다는 게 그의 전략이다.
그는 1년 전인 2007년 3월 메모에서부터 “기본적인 미국의 가치에 대한 오바마의 뿌리가 극히 제한적”이라며, 오바마의 약점을 부각시킬 것을 주장했다. 그는 “사고와 가치에서 기본적으로 미국적인 것을 중심에 두지 않는 대통령을 전쟁 중인 미국인들이 뽑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나 네거티브로 보일 위험성 때문에 ‘미국의 세기’, ‘미국의 에너지 전략’ 등 공약마다 미국적임을 강조하고 힐러리가 “보이지 않는 대다수 미국인들의 후보”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성조기를 행사장에 배치할 것 등을 제안했다.
그는 또 고비에 처한 지난 3월, 제레미야 라이트 목사, 부패한 후원자 토니 레츠코와 오바마의 관계, 주의회와 연방상원에서 오바마의 행적 등을 집중적으로 파고들 것을 주장했다.
이런 공세적 선거운동은 힐러리의 네거티브적 이미지가 강화될 뿐이라는 반대 그룹의 주장이 힘을 얻으면서 실행에 옮겨지진 못했다. 오히려 힐러리는 인간적인 면을 부각시키려 노력했다.
오바마의 뿌리에 대한 약점을 제기하는 데 매케인이 주저할 이유는 없다. 매케인이 펜의 공세적 전략을 어느 정도 참고할지는 분명치 않으나, 그는 이미 자신이 “미국인이 고대하는 미국 대통령”이라고 내세우며 네거티브 공세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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