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케인, 오바마 지지율 첫 추월

오바마-매케인 여론조사

로이터·조그비 조사 46% 대 41%
CBS·NYT 등서는 3%차로 추격

다음주부터 잇따라 열리는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의 전당대회를 앞둔 선거전 양상이 초반 뒤졌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버락 오바마 의원의 지지율을 따라잡으면서 미국 대통령선거 열기가 더욱 달아오르고 있다.

매케인은 20일 발표된 <로이터통신>과 조그비 여론조사가 실시한 조사에서 46%대 41%로 오바마를 처음으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달 전 조그비 여론조사에선 오바마가 47%대 40%로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시비에스방송>과 <뉴욕타임스>, <엔비시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의 공동여론조사에선 오바마가 여전히 각각 3% 앞선 것으로 조사됐고, <엘에이타임스>와 <블룸버그통신>의 공동조사에선 2%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6월 <엘에이타임스> 조사에서 오바마는 49%대 37%로 12%를 크게 앞섰다. 이들 여론조사를 평균하면 오바마의 우위는 겨우 1.2%포인트에 불과해 통계적으로 비긴 것으로 볼 수 있다.

대통령선거인단이라는 간접선거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미국 대선의 독특한 선거방식 때문에 전국적 여론조사는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 그러나 이런 변화 추세는 경합지역인 스윙주에서 선거인단 확보에서도 흐름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정치전문 인터넷사이트인 리얼클리어폴리틱스닷컴이 집계하는 선거인단 확보 추이에 따르면 매케인은 274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264명을 확보한 오바마를 처음으로 제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오바마의 지지가 상대적으로 정체되고, 매케인의 지지는 공화당 지지자와 무당파들 사이에서 올라간 것을 반영한 것이다. 오바마는 새로운 지지층을 넓히지 못했고, 매케인은 연안지역 시추문제와 최근 그루지야 사태 등을 통해 그동안 등을 돌렸던 공화당원들과 무당파들에게 점수를 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들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지지자 가운데 10명 중 9명은 매케인 지지를 밝힌 반면 민주당 지지자는 10명 가운데 8명만이 오바마를 지지하고 있다.

마이클 맥도널드 조지메이슨대학 교수는 “이런 변화는 매케인이 공화당 지지층의 지지를 굳힌 것”이라며 “오바마가 일부 지지를 잃은 것처럼 보이지만 오바마에 대한 지지는 견고한 편”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여론조사는 국가최고 지도자로서 오바마에 대한 미국민들의 불안감이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오바마는 이런 약점을 보완해줄 러닝메이트를 고르고 전당대회 수락연설을 통해 이런 불안감을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오바마 진영은 양당의 전당대회가 끝나면 힐러리를 물리쳤을 때와 같은 모멘텀을 다시 확보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하고 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