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미국 대선
민주당 부통령 후보 바이든
민주당 부통령 후보 바이든
지난 1월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인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겨우 1%의 득표를 한 뒤 후보 사퇴를 선언했던 조지프 바이든 상원의원(65)이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화려하게 돌아왔다. 외교적 이슈에 대한 경험이 일천한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 후보를 구원할 러닝메이트로 간택된 것이다.
6선의 바이든 상원의원은 23일 일리노이주 스프링필드 집회에서 부통령후보로서 첫선을 보이며, 굴곡이 심했던 인생 역정의 또 다른 한 획을 그었다. 촌철살인의 화법과 달변에도 불구하고 잦은 말실수로 부통령 후보감에서 뒤쳐져 있던 바이든이 막판에 러닝메이트로 선택된 데는 상원 외교위원장으로 의회 내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외교 전문가라는 점이 우선적으로 고려됐다. 그는 오바마가 집권할 경우 국무장관 후보 1순위로 거론되기도 했다.
일화가 넘치는 그의 특별한 개인적 이력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필라델피아주 스크랜튼에서 보일러청소부이자 차량외판원이었던 아버지를 둔 바이든은 4형제 가운데 처음으로 대학문을 밟았다.
시라큐스대학 법학대학원을 거쳐 변호사로 일한 그는 30살이 된 해에 연방 상원의원에 도전해 고령의 현직 상원의원을 꺽는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그러나 선서도 하기 전에 부인과 딸을 잃고 두 아들마저 중상을 입는 비극적인 교통사고를 겪었다. 아들의 병실에서 취임선서를 했던 그는 이후 지난 36년간 의정생활 동안 매일 2시간여 기차를 타고 의사당으로 출근하는 진기록을 세우고 있다.
바이든은 1987년 대선 경쟁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으나, <뉴욕타임스>가 영국 노동당의 킬 키녹 당수의 연설문을 표절한 사실을 보도하면서 중도 사퇴하는 좌절을 맛보았다. 직후엔 뇌동맥류 진단을 받고 두번의 수술로 죽음의 문턱에서 기사회생하기도 했다. 이후 1990년대 들어 외교문제에 주력하면서 외교문제에 대한 권위있는 의회의 목소리를 대변하게 됐다.
그는 국제문제에서 외교적 해결과 유엔 중시 입장을 보여왔다. 그는 조지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침공에 찬성표를 던졌으나 이후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전 수행 방식을 바로잡기 위한 노력에 앞장서 왔다.
그는 또 북핵 문제 관련 청문회 등을 통해 외교적 해결을 주창해 온 지한파로 알려져 있다. 오랜 의정활동을 통해 외교문제 뿐 아니라 국내문제에도 해박한 지식을 갖춘 그는 잦은 방송 출연으로 전국적 정치인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바이든은 이번 대선에서 델라웨어주법에 따라 상원의원과 부통령 후보에 동시 출마할 예정이다.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그의 상원의원직은 현재 델라웨어주 법무장관인 아들이 지명 승계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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