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게이조’ ‘한강’-‘간코’ 나란히
미국 국립지리정보국(NGA)이 한반도 지명 목록에 일제강점기의 지명을 별칭(variant)으로 함께 표기해, 한-미간에 또다시 지명 표기를 둘러싼 논란이 일 전망이다. 이 기구는 지난 7월 독도를 주권 ‘미지정 지역’으로 변경했다가 한국 쪽의 거센 항의를 받고서야 번복한 미국 지명위원회(BGN)에 외국 지명 정보를 제공하는 곳이다.
국립지리정보국의 외국 지명 데이터베이스인 누리집 지엔에스(geonames.nga.mil)에서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을 찾아보면, 일본이 1910년 침략하면서 서울의 옛이름 ‘한성’을 고친 ‘게이조’(京城)란 이름이 별칭으로 함께 등재돼 있다. 게이조는 알파벳 Keijo-fu, Kei jo-shi, Kezyo, Keizyo, Kan-yo-jo, Keizyoe, Keijo, Kyongsong-pu(bu), kyongsong-si, kyongso"ng 등으로 표기돼 있다.
또 한강은 ‘간코’(Kan-ko), 울릉도는 ‘마쓰시마’(Matsu-sima), 한라산은 ‘가마산’(Kama san) 등 일제 때 이름과 병기돼 있다. 국립지리정보국의 이런 지명 표기는 전세계 최대 온라인 지역정보 제공 누리집인 구글어스 등에 제공돼, 한라산을 가마산으로 표기하는 등 실제 여러 문제를 낳고 있다.
이기석 서울대 명예교수(지리교육)는 “국립지리정보국의 지명 목록은 미국 의회도서관의 지도도서관이 소장한 지도에 나오는 지명 표기를 따와 편집한 것”이라며 “글로벌한 기준에 맞게 표준화된 우리 지명을 분석·정리해 1년에 네 번씩 열리는 국립지리정보국 회의에 가서 우리 입장을 명확히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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