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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5.02 18:10 수정 : 2005.05.02 18:10

유주베크 등서 강압적 신문 통해 정보 캐

2001년 9·11 동시테러가 일어나기 7개월 전 미국 국무부가 발간한 우즈베키스탄 인권보고서는 한편의 ‘공포영화’였다. 보고서는 우즈벡 경찰들이 수감자들을 고문하기 위해 흉기로 내려치는 것은 흔하고 가스 마스크를 씌워 유독가스에 질식시키기도 한다며 “우즈벡은 인권이 제한된 독재국가“라고 결론내렸다. 인권단체들은 우즈벡 감옥에서 수감자들을 끓는 물에 빠뜨리거나 손·발톱을 뽑는 등의 고문이 벌어지고 있다고 폭로했다.

그러나, 9·11 테러 이후 부시 미 행정부는 미국에 군기지를 제공한 우즈벡을 ‘테러와의 전쟁’의 동맹으로 받아들이고 특별한 임무를 맡겼다. 제3국에서 체포된 테러 용의자들을 우즈벡에 보내 강압적인 신문을 통해 정보를 캐내게 한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1일 미국과 유럽, 중동지역에서 근무한 전·현직 정보담당 관리들의 증언과 테러용의자 수송용으로 보이는 항공기들의 비행기록 등을 인용해 9·11 테러 이후 100~150명의 테러 용의자를 우즈벡을 비롯해 이집트, 요르단, 시리아, 모로코, 사우디아라비아, 파키스탄 등 잔인한 고문이 행해지는 것으로 알려진 국가들에 보내 심문을 받게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크레그 머레이 우즈벡 주재 전 영국대사는 미 중앙정보국(CIA)이 수감자들을 일주일에 두번씩 우즈벡으로 실어나르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에 대해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미 국무부는 지난해 7월 미흡한 인권실태 개선을 이유로 우즈벡에 대한 경제·군사원조 1800만달러를 삭감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바로 그 다음달 우즈벡을 방문한 리처드 마이어스 미 합참의장은 생물학 무기 제거 지원을 명문으로 2100만달러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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