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미국·중남미

구제금융법안 잠정합의…주택담보 대출자 지원

등록 2008-09-28 22:02수정 2008-09-29 01:35

주택대출 월 상환액 낮춰
금융기관 경영자 연봉제한
27일 자정을 지난 28일 0시30분(현지시각), 미국 의사당 내 굳게 닫혔던 회의실 문이 열렸다.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주드 그레그 공화당 상원의원 등 의회의 양당 지도자들과 헨리 폴슨 재무장관이 모처럼 흐뭇한 표정으로 걸어나왔다. 이틀 동안 마라톤 협상을 벌인 이들은 7천억달러(약 816조원)짜리 구제금융 법안에 잠정 합의했다고 밝혔다.

9일 동안 진통을 거듭한 끝에 나온 잠정 합의안은 그동안 민주당의 요구하던 내용들이 많이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민주당은 △위기에 내몰린 수백만명의 일반 주택담보 대출자 지원 △납세자의 권리 및 구제 기업의 책임 명시 △구제금융 절차에 대한 감독권 강화 등 수혜 대상과 국가 개입의 확대를 관철했다. 민주당은 또 지원 대상 기업의 경영자가 ‘황금 낙하산’ 제도를 통해 거액의 퇴직금을 챙길 수 없도록 하는 조항도 넣었다고 <뉴욕 타임스>가 28일 전했다.

법안은 연방정부가 금융사의 부실자산을 사주는 대신 해당 기업의 담보주식을 넘겨받아, 거기서 발생하는 미래 수익을 납세자들이 챙길 수 있도록 했다. 간접적이지만 납세자 보호 조처를 강화한 셈이다. 합의안은 주택 담보 대출자들의 매월 상환액 부담을 낮춰줌으로써 주택 소유권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부가 담보대출 업체들과 협상할 것도 요구했다. 주택 구매자들이 담보로 잡힌 주택을 빼앗기는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정부가 적극적인 구실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최종안은 또 만일 정부가 5년 안에 투자손실을 되찾지 못할 경우 금융부문이 그 차액의 벌충을 지원하도록 했다.

구제금융 법안이 최종협상 과정에서 일부 수정되긴 했지만, 프로그램의 핵심은 ‘수조 달러에 이르는 납세자들의 세금으로 가치가 곤두박질친 부실 모기지 증권을 사준다’는 부시 정부의 애초 구상 그대로라고 <에이피>(AP) 통신은 보도했다.

조지 부시 행정부가 구제금융 법안을 의회에 제출한 것은 지난 20일이다. 금융시장이 요동쳤지만, 의회는 이후 9일 동안 법안을 움켜쥔 채 통과시켜주지 않았다. 의회 다수당인 민주당이 총론에선 동의했지만, 각론에서 반대했던 탓이다. 구제금융 법안이 지체된 데는 여당인 공화당의 반대도 컸다. ‘큰 시장’을 지향해 온 공화당 의원들은 이번 법안이 정부의 과도한 시장 개입을 수반한다고 비판해 왔다.

잠정 합의된 법안이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지만, 공화당 다수가 반대한다면 사정이 달라질 수 있다. <블룸버그 뉴스>는 “많은 민주당 의원들은, 공화당 의원들이 11월4일 대선을 앞두고 선거 이슈로 구제금융 법안을 활용하려고 반대한다면 찬성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류이근 조일준 기자 ryuyigeu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