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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연준보고서’ 토씨 하나에 춤춘 월가

등록 2005-05-04 18:58수정 2005-05-04 18:58

“인플레 잘 통제 기대” 에 주가 약보합
막판 ‘기대’ 글귀 빼자 강보합 돌아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실수’가 월가를 혼란에 빠뜨렸다.

연준은 3일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준금리인 연방기금 금리 목표치를 현재의 연 2.75%에서 연 3.0%로 0.25%포인트 올리기로 결정했다. 문제는 연준이 금리 결정 이후 발표한 보도문을 급히 수정하면서 비롯됐다. 증시 마감을 5분 앞두고 애초 보도문에 빠져 있던 “장기적인 인플레 전망이 잘 억제되고 있다”는 표현을 추가한 수정 발표문을 낸 것이다. 연준의 대변인은 “문구 누락은 부주의에 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첫 보도문이 나온 직후만 해도 시장은 연준이 “점진적 금리 인상”을 재확인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당분간 공격적인 금리 인상은 없다는 해석이 퍼지면서, 주요 주가지수가 1% 이상 뛰었다. 그러나 지난 3월 위원회 발표문에 들어 있던 “인플레이션이 잘 통제되고 있다”는 문구가 빠진 것이 문제가 됐다. 이 문구가 빠진 것은 그만큼 인플레 우려가 높아진 것 아니냐는 쪽으로 시장 분위기가 기울기 시작했다. 오르던 주가는 즉시 내림세로 돌아서 약보합권으로 급락했다. 주가는 장 마감 직전 연준의 수정 발표문이 나오자 강보합으로 마감됐다.

월가에서는 연준의 경기나 금리 관련 코멘트가 이전과 비교해 조금이라도 달라지면 그 속뜻이 무엇인지에 대해 갖가지 해석이 나돈다. 그래서 연준은 보도문의 토씨 하나에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인다. 이런 점에 비춰 이번 ‘실수’는 매우 이례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 <시엔엔머니> 등은 “장 마감 후에 수정해도 될 문제였다”며, 연준이 금리는 올리지만 경기 걱정도 크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계산된 행동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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