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경제조사국 밝혀
미국이 30여년 만에 가장 긴 ‘경기 후퇴기’에 들어섰으며, 내년 상반기(6월)까지 후퇴기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전미경제조사국(NBER)은 “미국 경제가 지난 4월부터 경기 후퇴(Recession)에 들어가, 14개월 동안 지속될 것”이라며 “이는 1930년대 대공황 이후 두 번째로 긴 경기 후퇴기”라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 경제는 1970년대 말에서 1980년대 초 ‘오일 쇼크’로 16개월 동안 경기 후퇴가 계속된 바 있다.
미국의 경제 관련 주요 기구의 대표들로 구성된 전미경제조사국은 경기 순환에 대한 공식적인 판단을 제공하는 곳이다. 조사국은 ‘경제 전반의 활동에서 중대한 감소’를 경기 후퇴 판단의 기준으로 삼으며, 경기 후퇴기에 접어든 지 12~18개월 뒤 공식 발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경기 후퇴의 기술적 기준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다.
전미경제조사국은 또 “4분기(10~12월)에 달마다 평균 22만2400명의 실업자가 발생해, 내년 1분기 실업률은 7%, 경제성장률은 -1.1%를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10월 실업률은 14년 만에 최고치인 6.5%, 3분기 경제성장률은 -0.3%를 기록했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도 이날 4분기 경제성장률이 애초 예상치 -0.7%보다 크게 떨어진 -2.9%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술적 기준을 따르더라도 3분기에 이어 연속 2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서, 미국이 경기 후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오용협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금융실장은 “미국이 경기 후퇴기에 진입한 것은 부정할 수 없게 됐다”며 “내년까지는 회복세로 돌아서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13일 미국을 비롯한 30개 회원국 전체의 경제가 이미 경기 후퇴기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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