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5.09 18:04
수정 : 2005.05.09 18:04
반카스트로 투쟁 포사다…미 정부 당혹
지난 45년간 미 중앙정보국(CIA)과의 협력 아래 반카스트로 무장투쟁을 벌여온 쿠바인 ‘테러리스트’가 미국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해 부시 행정부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주인공은 미국 내 반카스트로 무장투쟁의 상징인 루이스 포사다 카릴레스(77·사진)다. 그는 6주전 밀입국해 망명을 신청한 뒤 플로리다의 모처에서 숨어 미 정부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플로리다주 지역신문인 <선-센티넬>이 8일 보도했다.
미국으로선 9·11 테러 이후 테러리스트에게 은신처를 제공하는 것은 테러를 용인·지원하는 것이라고 공언해온 상황에서, 그렇다고 ‘오랜 동지’를 모른 척할 수도 없는 처지다.
포사다는 1976년 76명의 생명을 앗아간 쿠바 민항기 폭파사건과 관련해 쿠바와 베네수엘라 정부의 수배를 받아왔다.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의장은 그를 “서반구 최악의 테러리스트”로 지목해왔고, 최근 반미 기치를 높이 든 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베네수엘라 정부는 지난 5일 미국에 그의 신병 인도를 요구했다.
포사다는 1961년 케네디 행정부 당시 쿠바 침공계획인 피그만작전에 참여하면서 미 중앙정보국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베네수엘라 등을 무대로 반카스트로 테러활동을 벌이다, 1980년대엔 엘사바도르에서 니카라과의 산디니스타정부에 대항해 싸우던 콘트라 반군 활동을 지휘했고, 이후 과테말라 정보기관의 고위직을 거쳤다. 이밖에도 1976년 워싱턴에서 칠레 전직 외무장관을 살해한 폭탄테러를 주모한 혐의도 받고 있다. 그는 지난 2000년 파나마에서 카스트로 암살을 기도하다 체포돼 4년간 복역하다 8개월 전 출감했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