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그린뉴딜 중심추’ 윤곽
에너지장관에 중국계 스티븐 추 내정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추진할 ‘그린 뉴딜’ 사령탑의 윤곽이 드러났다. <에이피>(AP) 통신 등 외신들은 10일(현지시각) 오바마 당선자가 에너지 장관에 노벨상을 받은 중국계 2세 스티브 추를 내정하는 등 ‘그린 뉴딜팀’을 이끌 4인방을 사실상 확정했다고 일제히 전했다.
추 내정자는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3년 미국으로 이주한 중국인 부모 밑에서 자랐다. 그가 장관에 임명되면 일레인 차오 현 노동장관에 이어 중국계로선 두 번째 미국 각료가 된다. 1997년 초고속 원자 냉각 방법을 발전시킨 공로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그는 중국 과학 아카데미와 한국 과학기술 아카데미의 외국인 회원이기도 하다. 로런스 버클리 국립연구소의 소장인 그에 대해 <로이터> 통신은 “대안 및 재생 에너지 연구의 선두”라고 평가했다.
그가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줄이는 연구를 장려해 왔다는 점에서 오바마의 ‘그린 뉴딜’ 구상을 현실로 옮길 적격자로 평가된다. 2012년까지 재생에너지를 미국 전체 전력의 12%까지 끌어올리고,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의 80%를 줄이는 그린 뉴딜의 초석을 놓는 게 그의 주요 임무다.
그와 손발을 맞출 인물들도 정해졌다. 클린턴 행정부에서 1993~2001년 환경청장을 지낸 캐럴 브라우너(53)는 에너지·환경·기후 문제의 부처간 조정자를 맡을 예정이다. “오랜 각료 경험을 바탕으로 대의회 관계에서 오바마의 에너지와 환경정책을 강하게 옹호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국무장관을 지낸 매들린 올브라이트와 함께 국제 컨설팅 사업을 한 이력은 의회에서 논란이 될 전망이다.
백악관 환경위원장(CEQ)에는 낸시 서틀리 로스앤젤레스 환경·에너지 담당 부시장이, 환경청장엔 뉴저지주에서 환경보호청장을 지낸 흑인 여성 리사 잭슨이 내정됐다. 스티브 추를 제외하면 그린 뉴딜팀의 3인이 여성이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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