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보도
미국의 ‘스타 워즈’ 계획이 임박했다는 보도로 전 세계가 들썩이고 있다. 대기권 밖 우주에 무기를 배치해 전 세계 어디든지 순식간에 초토화시키는 전략을 담은 새 국가 안보 지침이 마련돼 조지 부시 대통령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가 즉각 “우리도 대응 무기를 배치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전 세계 반발이 커지자, 백악관은 “우리는 우주를 군사화할 계획이 없다”고 한발 뒤로 물러섰다.
공격·방어 무기배치…부시 승인만 남겨둬
러시아등 타국 반발 거세
◇ 미 공군의 야심찬 계획=앞으로 몇 주 안에 승인될 미국 공군의 새 지침은 우주에 공격 및 방어 무기를 배치하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공군 우주사령부 랜스 로드 장군은 지난달 의회 증언에서 “우리는 우주에서 (군사적)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 우주에서의 공격은 전 세계 어느 곳이든지 (적군) 사령부나 미사일 기지를 파괴하는 데 놀라운 능력을 안겨다 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공군의 우주 무기 개발은 크게 네 방향에서 추진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하나는 정밀 유도 무기를 실은 우주선을 쏘아올려 이 우주선에서 지상 목표를 공격하는 것이다. 지구 반대편의 목표물을 45분 내에 초토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최고 1천파운드(0.45t)의 화약으로 지하 벙커까지 파괴한다. 두 번째는 ‘신의 막대’라고 불리는 무기로, 텅스텐이나 티타늄·우라늄으로 만들어진 막대를 우주에서 지상 목표물에 직접 내리꽂는 것이다. 낙하하면서 중력까지 더해져 이 막대의 최고 속력은 시속 1만1520㎞에 이른다. 이 정도면 작은 핵폭탄과 맞먹는 위력을 가진다. 세 번째는 지상에서 쏘아올린 레이저광선을 인공위성에 달린 거울로 반사해 목표물을 타격하는 것이다. 네 번째는 전파를 열무기화해 쏘는 것인데, ‘사람 어깨를 툭 치는 정도에서부터 아예 태워버리는 것까지’ 위력을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다. ◇ 넘어야할 산 많아=기술적 한계 외에 엄청난 비용이 골칫거리다. 미국 공군은 예상 비용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우주 방위 시스템 구성에 2200억~1조달러가 들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무기과학의 권위자인 리처드 가윈은 최근 한 잡지에 “목표물에 토마호크 미사일 한 발을 쏘는 데 60만달러가 드는 데 비해, 레이저 광선을 우주에서 발사하는 데는 1억달러가 든다”고 지적했다. 국내외 반발이 거셀 것도 불 보듯 뻔하다. 블라디미르 예르마코프 워싱턴 주재 러시아 대사관 참사관은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 문제를 외교적으로 풀길 원한다. 그러나 (미국의 우주무기 배치에) 맞대응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되면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미국의 많은 동맹국들도 반대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파문이 커지자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우주 정책을 재검토하고 있지만 공격 또는 방어 무기를 배치할 계획은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그는 “미국의 우주 자산은 적절하게 보호되어야 한다”고 여운을 남겼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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