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5.05.19 19:06 수정 : 2005.05.19 19:06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스가 1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시장에 당선된 뒤 지지자들에게 감사의 키스를 보내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FP 연합 \

비야라이고사 59%얻어 133년만에

미국에서 빠른 속도로 세력이 커지고 있는 라틴계가 미국 제2의 도시 수장 자리를 차지했다.

멕시코계 미국인 2세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52·사진)는 17일 치뤄진 로스앤젤레스 시장 선거에서 58.56%의 지지율로 당선됐다. 라틴계가 로스앤젤레스 시장이 된 것은 인구 5000명의 개척시대였던 1872년 크리스토발 아길라 시장 이후 133년만이다. 라틴계는 이로써 현재 미국의 대도시 중 마이애미, 샌앤토니오, 새너제이, 데이드 카운티 등에 이어 5곳의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

비야라이고사는 당선 확정 뒤 “우리 목표는 이 위대한 도시를 함께 뭉치도록 하고, 모든 커뮤니티와 이웃들이 가진 풍부한 다양성을 한껏 끌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서 비야라이고사를 적극 지원한 재미동포들은 한인 중에서 부시장 등 시 고위직이 나올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지역에는 총 26만명의 동포들이 살고 있다.

그는 이번에 라틴계 투표자의 80%, 백인의 60% 지지를 받았다. 최대 지지기반인 라틴계 인구는 로스앤젤레스 전체 인구의 47%로 가장 많다. 이어 백인 30%, 흑인 11%, 아시아 10% 차례다.

중남미 출신 이민자의 급증으로 미국 내 라틴계 인구는 이미 흑인을 추월한 상태다. 2003년 현재 라틴계는 3880만명, 흑인은 3800만명이다. 이들이 주로 거주하는 지역은 뉴멕시코(42%), 캘리포니아(32%), 애리조나(25%), 네바다(20%) 등 남부 일대다.


<비비시방송>은 그의 당선은 라틴계가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 미국의 인구 구성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1953년 로스앤젤레스 동부 몬테벨로에서 태어난 그는 한 인터뷰에서 “술에 취한 아버지가 어머니를 때릴 때마다 두려움에 떠는 동생들과 부엌 식탁 밑에 숨곤 했다”고 회상했다. 아버지는 그가 다섯살 때 집을 나갔고 어머니 나탈리아 아코스타가 생계를 책임졌다. 이 과정에서 비뚤어지기 시작한 가난한 이민가정의 장남 비야라이고사는 어머니와 고교 교사의 헌신적인 뒷바라지로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로스쿨을 졸업했으나 변호사 시험에는 4번이나 낙방을 했다.

그는 그러나 시민단체인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지부장이 됐으며, 1994년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에 당선돼 정계에 첫발을 내딛었고, 4년 뒤 하원의장에 올랐다. 2001년 그는 로스앤젤레스 시장선거에서 1차투표에서 1위를 차지하고도 결선에서는 ‘라티노의 공포’를 내세운 제임스 한 시장에게 역전패했었다.

한편, 현지 동포언론들은 새 시장이 한인 ‘스몰 비즈니스’의 활성화에 나설 것으로 기대했다. <라디오코리아>는 “비야라이고사 당선자는 한인타운 동포 경관 증원 등을 약속했기 때문에 설령 동포가 고위직에 오르지 않아도 동포사회의 위상과 목소리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학준 기자, 외신종합 kimhj@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