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육군조사팀 보고서 입수 22살의 아프가니스탄 청년 딜라와르는 택시운전수였다. 2002년 12월10일 새벽 그는 아프간 카불 북쪽 미군 바그람 공군기지 수감시설에서 얼마전 일어난 미군기지 미사일 공격에 대해 조사받고 있었다. 4일 동안 팔목에 쇠사슬이 묶인 채 독방 천장에 매달려 미군 조사관들에게 구타당한 그의 팔과 다리는 마비돼 있었다. 조사관들과 경비대는 목마르다고 호소하는 그에게 물도 제대로 주지 않고 구타한 뒤, 다시 독방 천장에 그를 매달았다. 몇 시간 뒤 그는 숨진 채 발견됐다. 군 조사팀의 조사 결과 당시 조사관들은 딜라와르가 범인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으며 실제 범인은 2004년 붙잡였다. 딜라와르가 숨지기 엿새전에는 이곳에서 하비불라라는 젊은이가 반항적이라는 이유로 심하게 구타당한 뒤 아무런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숨졌다. 아프간의 미 공군기지의 수감시설에서 수감자들에 대한 심각한 학대가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으며, 수감자들 두명이 이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고 <뉴욕타임스>가 미 육군 조사팀이 작성한 2천여쪽의 보고서를 입수해 20일 보도했다. 미군이 이라크 아부그라이브 수용소와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수감자들을 학대했다는 증거와 증언들은 이미 알려져 있다. 바그람에서도 미군들은 정보를 빼내기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수감자들을 학대하고 모욕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보통 40~80명 정도가 수감돼 있는 바그람 수용시설은 아프간이나 기타 지역에서 붙잡힌 알카에다와 탈레반 용의자들을 심문해 혐의가 있다고 여겨지는 이들을 관타나모 수용소로 보내기 위해 미군이 운영하고 있다. 미군의 조사에서 미군 병사들이나 통역관들은 조사관들이 수감자들을 엎드리게 한 뒤 목을 밟거나 성기를 발로 차거나, 수갑을 찬 채 앞뒤로 구르면서 조사관들의 군화에 입을 맞추도록 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배설물과 물이 뒤섞인 통에서 병마개를 줍도록 하는 학대 행위도 조사됐다. 중요한 정보를 가지고 있거나 반항적이라고 분류된 수감자들을 오랫동안 사슬로 천장이나 문에 묶어 놓는 등 수감자들에 대한 학대와 구타가 일상적으로 일어났다는 많은 증언들이 나왔다. 특히, 미군 고위관료들이 자주 수감시설을 방문했고, 그 가운데 일부는 수감자들이 학대당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2002년 2월 전쟁포로를 보호해야 한다는 제네바협약은 “알카에다나 탈레반 같은 테러리스트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선언했으며 바그람 기지에서도 조사관과 병사들은 모든 수감자들은 테러리스트로 간주되며 제네바협약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교육을 받았다. 지난해 10월 육군조사팀은 딜라와르의 죽음에 27명의 장교들이 관련돼 있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법률적 처벌은 계속 미뤄지고 있다. 지금까지 7명만이 기소됐을 뿐이고 군 검시관이 타살으로 결론을 내렸지만 이들은 계속 자연사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한겨레> 국제부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미국·중남미 |
미군, 또 수감자 학대 사망케 |
NYT, 육군조사팀 보고서 입수 22살의 아프가니스탄 청년 딜라와르는 택시운전수였다. 2002년 12월10일 새벽 그는 아프간 카불 북쪽 미군 바그람 공군기지 수감시설에서 얼마전 일어난 미군기지 미사일 공격에 대해 조사받고 있었다. 4일 동안 팔목에 쇠사슬이 묶인 채 독방 천장에 매달려 미군 조사관들에게 구타당한 그의 팔과 다리는 마비돼 있었다. 조사관들과 경비대는 목마르다고 호소하는 그에게 물도 제대로 주지 않고 구타한 뒤, 다시 독방 천장에 그를 매달았다. 몇 시간 뒤 그는 숨진 채 발견됐다. 군 조사팀의 조사 결과 당시 조사관들은 딜라와르가 범인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으며 실제 범인은 2004년 붙잡였다. 딜라와르가 숨지기 엿새전에는 이곳에서 하비불라라는 젊은이가 반항적이라는 이유로 심하게 구타당한 뒤 아무런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숨졌다. 아프간의 미 공군기지의 수감시설에서 수감자들에 대한 심각한 학대가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으며, 수감자들 두명이 이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고 <뉴욕타임스>가 미 육군 조사팀이 작성한 2천여쪽의 보고서를 입수해 20일 보도했다. 미군이 이라크 아부그라이브 수용소와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수감자들을 학대했다는 증거와 증언들은 이미 알려져 있다. 바그람에서도 미군들은 정보를 빼내기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수감자들을 학대하고 모욕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보통 40~80명 정도가 수감돼 있는 바그람 수용시설은 아프간이나 기타 지역에서 붙잡힌 알카에다와 탈레반 용의자들을 심문해 혐의가 있다고 여겨지는 이들을 관타나모 수용소로 보내기 위해 미군이 운영하고 있다. 미군의 조사에서 미군 병사들이나 통역관들은 조사관들이 수감자들을 엎드리게 한 뒤 목을 밟거나 성기를 발로 차거나, 수갑을 찬 채 앞뒤로 구르면서 조사관들의 군화에 입을 맞추도록 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배설물과 물이 뒤섞인 통에서 병마개를 줍도록 하는 학대 행위도 조사됐다. 중요한 정보를 가지고 있거나 반항적이라고 분류된 수감자들을 오랫동안 사슬로 천장이나 문에 묶어 놓는 등 수감자들에 대한 학대와 구타가 일상적으로 일어났다는 많은 증언들이 나왔다. 특히, 미군 고위관료들이 자주 수감시설을 방문했고, 그 가운데 일부는 수감자들이 학대당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2002년 2월 전쟁포로를 보호해야 한다는 제네바협약은 “알카에다나 탈레반 같은 테러리스트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선언했으며 바그람 기지에서도 조사관과 병사들은 모든 수감자들은 테러리스트로 간주되며 제네바협약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교육을 받았다. 지난해 10월 육군조사팀은 딜라와르의 죽음에 27명의 장교들이 관련돼 있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법률적 처벌은 계속 미뤄지고 있다. 지금까지 7명만이 기소됐을 뿐이고 군 검시관이 타살으로 결론을 내렸지만 이들은 계속 자연사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한겨레> 국제부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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