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 에너지통상위 31-28로 통과
민주 ‘블루독’ 의원 5명도 반대표
민주 ‘블루독’ 의원 5명도 반대표
신승이었다. 미국 하원 에너지통상위원회는 31일 의료보험 개혁안을 찬성 31대 반대 28로 간신히 통과시켰다. 공화당원들은 모두 반대표를 던졌고, 균형예산을 중시하는 민주당내 이른바 ‘블루독’ 의원 다섯명도 당론을 팽개쳤다. 블루독 의원들의 반발을 누그러뜨리려 당초 법안의 개혁적 성격도 약간 후퇴했다. 법안 처리 속도도 백악관과 민주당 지도부가 기대했던 시간표보다 몇 주 늦어졌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법안 통과 직후 “우리를 의료보험 개혁에 더욱 바짝 다가갈 수 있도록 했다”고 환영했다. 어쨌든 법안이 세출위원회와 교육·노동위원회를 포함한 하원의 관련 상임위 세 곳을 모두 통과한 데 의미를 둔 것이다. 법안의 핵심적 내용은 의료보험 사각지대의 미국인 15%에게 보험 혜택을 주고, 부자들에게 세금을 매겨 재원의 절반인 약 5천억달러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늦게나마 첫 단추를 끼웠지만 의료보험 개혁은 뜨거운 논쟁을 예고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의료보험 논쟁이 당파적인 의사당에서 미국인들의 부엌과 저녁식사 자리, 교회로 이동하면서, 민주당은 ‘위험한 실험’으로 몰아붙이는 공화당에 맞대응해야 하는 압력에 놓였다”고 전했다.
공화당은 오바마의 개혁이 재정적자를 늘리고, 되레 의료보험 비용을 키울 수 있다고 공격한다. 개혁안이 기존 보험 가입자와 중산층에게 불이익을 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확산하면서, 여론은 공화당 쪽으로 살짝 기울었다. 이런 흐름을 틀기 위해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총출동해 여름철 대국민 선전전에 나설 계획이라고 <워싱턴 포스트>가 전했다.
하원 전체회의 표결은 9월 중순께로 잡혀 있다. 오바마는 연말까지 밥안의 상·하원 최종 통과를 목표로 한다. 의회가 휴회기에 들어가는 8~9월 여론전에 따라서 의료보험 개혁의 추진 속도와 운명이 갈릴 수 있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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