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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5.26 19:08 수정 : 2005.05.26 19:08

WPI ‘두얼굴의 부시’ 쓴소리
2003년 분쟁지 10억달러 팔아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빌미로 ‘동맹국’에 판매하는 무기가 전세계 독재정권들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뉴욕 뉴스쿨대학 세계정책연구소(WPI)는 25일 펴낸 보고서에서 미국이 개발도상국에 파는 무기의 대부분이 미 국무부가 ‘비민주적 체제’로 규정한 나라들로 넘겨져 분쟁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 1위 무기 판매국인 미국은 1992~2003년 1775억달러 어치의 무기를 해외에 팔았다. 2003년 한 해 ‘비민주국’에 팔린 무기만 27억달러 어치에 이른다.

미국 무기를 구입한다는 조건으로 지원하는 미국 정부의 대외군사기금(FMF)은 2001년 35억달러에서 2003년 60억달러로 68%나 늘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해 ‘테러와의 전쟁’ 동맹국인 우즈베키스탄, 파키스탄, 요르단, 바레인 등이 이 기금의 주요 수혜자다.

보고서를 쓴 윌리엄 하퉁 세계정책연구소 무기거래자료센터 소장은 <유피아이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1980년대 아프가니스탄에 판매된 미국 무기 수십억개는 결과적으로 전세계 이슬람 근본주의 전사들을 무장시켰다”며 “현재의 정책은 끔찍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계 분쟁지역에서 미국산 무기가 수행하는 역할은 결정적이다. 2003년 미국은 25개 분쟁국 가운데 앙골라와 차드, 에티오피아, 콜롬비아, 파키스탄, 이스라엘 등 18개국에 10억달러 어치의 무기를 팔았다. 최근에는 카슈미르 분쟁을 겪고 있는 파키스탄과 인도 양쪽에 신형 F-16 전투기와 첨단 군사장비를 나란히 공급하기로 했다.

보고서 공동 저자인 프리다 베리건은 “폭정을 종식시키겠다고 외치면서 한편으로 독재정권들에 무기를 판매하는 현실 때문에 미국에 대한 신뢰가 추락하고, 다른 나라들에 높은 인권기준을 요구하기도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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