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7일새 11만명 환자 발생
신종 인플루엔자(신종 플루)가 전세계에서 폭발적으로 유행할 조짐을 보이면서 지구촌이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에서는 신종플루로 최대 9만명이 숨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에서는 여지껏 신종플루로 522명이 숨져 가장 많은 희생자를 냈다. 미 대통령 과학기술자문위원회는 24일(현지시각) 신종플루로 미국에서 적게는 3만명에서 많게는 9만명이 숨질 수 있다고 밝혔다. 자문위는 신종플루가 새 학기가 시작되는 내달 초부터 확산할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 백신 접종자에게 면역력이 생기는 데는 몇 주가 소요되는 만큼 미국 정부의 계획에 따라 10월 중순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하면 이미 늦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자문위는 백신이 생산되는대로 출하하도록 해 내달 중순까지 최대 4천만명이 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주에 개학한 남부의 초·중·고교 및 대학에서는 이미 60여명이 신종 플루에 감염돼, 전교생을 대상으로 예방접종이 실시되거나, 격리조처 등이 이뤄졌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지난 10~16일 사이 11만여명의 환자가 발생했다고 25일 밝혔다. 후생노동성은 일본 내 백신 확보가 부족할 경우 예비비를 사용해 외국에서 백신을 수입할 계획이다. 전국 초·중·고교 중 38개교가 신종플루의 영향으로 개학 뒤 다시 휴교했다.
태풍 모라꼿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대만에선 피해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신종플루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주전 모라꼿으로 인한 산사태로 마을이 매몰된 대만 남부 핑둥현 완네이 마을에선 주민 2천여명 가운데 300여명이 집단으로 고열 등 신종플루 감염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25일 전했다. 대만 신종 플루 사망자는 모두 5명이다.
중국에서도 9월 개학을 맞아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베이징시 교육위원회는 방학기간 동안 지방에 다녀온 학생들은 7일 동안 집에서 신종플루 증세를 관찰한 뒤 증세가 없을 때만 등교하도록 하고 있다. 24일 중국 위생부는 중국내 신종플루 확진환자는 3103명이라고 발표했다. 홍콩에선 신종플루 확진환자가 이미 9300명을 넘어섰다.
남미 지역도 심각하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각각 503명, 439명의 사망자를 기록했다. 아시아에서는 타이와 인도가 각각 111명과 64명으로 피해가 큰 편이다. 그러나 부유한 나라들이 백신 확보에 잰걸음을 걷고 있는 동안 저개발 국가들은 생산시설 부족 등으로 백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신종플루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우려되고 있다.
워싱턴·도쿄·베이징/권태호 김도형
박민희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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