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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반총장, 독재자 ‘포용정책’ 논란”

등록 2009-09-02 06:31

외교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독재자들과의 대면 협상도 주저하지 않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이른바 `조용한 외교' `포용정책' 노선이 비판에 봉착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WP)가 1일 보도했다.

최근 유엔 주재 노르웨이 차석대사의 반 총장 리더십 비판 보고서 공개 이후 반 총장의 지도력 논란이 서방 언론과 외교가에 화제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WP는 이날 1면과 7면에 걸쳐 `독재자를 향한 유엔 사무총장의 `조용한' 외교, 불협화음 초래'(UN Chief's `Quiet' Outreach To Autocrats Causing Discord)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반 총장의 외교노선을 둘러싼 논란을 소개했다.

이 신문은 "반 총장은 역대 어느 사무총장보다도 독재자들과 협상을 많이 하고 있다"면서 미얀마 군사정권 최고지도자 탄 슈웨 장군, 다르푸르 민간인 학살 혐의를 받고 있는 오마르 알 바시르 수단 대통령, 내전기간 민간인 살상 논란에 휘말려 있는 마힌다 라자팍세 스리랑카 대통령과의 면담을 열거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독재자들을 만나 설득하고 메시지를 전하는 반 총장의 외교 스타일이 일부 외교관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반 총장이 협상 테이블을 마주하는 독재자들의 잔혹한 행위들앞에 종종 침묵 한다거나, 유엔을 추악한 타협의 무대로 만들었다는 비판들이 주 내용이다.

일부 유엔 외교관들은 반 총장이 나쁜 행동들에 대해 응분의 대가를 치러야 마땅한 지도자들을 `무법자'로 선언하기를 주저하면서 유엔의 도덕적 권위를 훼손시켰다는 비판까지 하고 있다고 WP는 보도했다.

이 같은 분위기로 첫 5년 임기의 반환점을 돈 반 총장이 리더십 위기에 직면했고, 연임 가능성에 대한 회의론도 나오고 있다고 WP는 평가했다.


모나 율 유엔 주재 노르웨이 차석대사는 본국에 보낸 보고서에서 반 총장에 대해 "스리랑카나 미얀마 사태와 같은 국제적 위기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결단력이 결여된 지도자이며, 유엔 사무총장의 도덕적 목소리와 권위는 실종됐다"고 악평했다.

유엔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의 케네스 로스 사무총장은 "반 총장은 독재자들과 함께 자리를 하지만 성과는 얻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반 총장의 리더십을 둘러싼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유엔에 가장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국, 중국, 영국 등 강대국들로부터 반 총장은 확고한 지지를 받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수전 라이스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반 총장은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일을 하는 사람중 한명"이라며 "그는 원칙이 있고, 열심히 일하고, 사려가 깊을 뿐 아니라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기꺼이 위험도 감수하는 분"이라고 평가했다.

반 총장의 위기 관리 능력 비판에 대한 유엔 외교관들의 반박도 있다.

존 사우어스 유엔 주재 영국대사는 스리랑카 내전 막바지때 반 총장은 미국, 중국, 러시아, 인도, 유럽의 어떤 정부보다도 민간인 보호를 위해 적극 움직였다며 "반 총장의 노력은 다른 어떤 방식보다 상황을 덜 악화시켰다"고 말했다.

반 총장도 자신을 둘러싼 비판은 아시아 스타일의 외교적 접근법에 대한 서방 세계의 오해에서 비롯됐다고 해명하고 있다.

반 총장은 '조용한 외교'가 독재자들의 태도를 바꾸도록 하는데 유용하다며 외국 지도자들을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것이 생산적이지만은 않으며, 비공식적으로 터프한 메시지를 전하는 노력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WP는 보도했다.

성기홍 특파원 sgh@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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